그는 또 국회에서 충청권에서는 보기 드문 투사(鬪士·Fighter)로 꼽힌다. 확실히 해야할 때는 매우 강하게 밀고 나가는 이유에서다. 지난 지방선거판을 달궜던 '발가벗고 확실히 도와 달라'는 일화도 그의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 총리가 공직자 신분에 오른 뒤 차기 충청권 대변자로 그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파이터라는 별칭에 대한 생각은?
▲주변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자주 듣고 있다. 충청도 사람들의 특성이 다소 소극적인데 저는 그렇지 않다보니 그렇게들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국회의원들이 활동하는 중앙 정치무대는 영·호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곳이다. 그 분들은 기질적으로 충청도 사람들보다 훨씬 적극적이다. 그런 분들과 경쟁해 충청의 몫을 지켜내려면 양반행세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충청이 손해를 본 게 호남과 충청의 국회의원 숫자다. 20대 국회에서는 바로 잡아야겠지만 19대 국회는 인구가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충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호남보다 5명이나 적다. 충청권은 지역대표인 국회의원이 적어 상대적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 충청권 의원들이 충청도의 작은 불이익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전부 '파이터'로 바뀌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지방선거 후 보수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당시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언론과 당내 일부에서 '완패도 아니고 완승도 아니다'고 자평하는 분들이 있어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얘기했다. 지난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8명, 새정치민주연합 9명 당선되다보니 그런 평가를 한 것 같은데 시험 성적 50점을 받아 든 학생이 스스로 그래도 절반은 맞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 실제 지방선거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 이상으로 내용이 나빴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어렵게 이기는 등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이 흔들리고 있고 국가의 중심부인 충청과 강원에서 완패를 했다. 정당을 표방하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진보교육감 13명이 당선된 것도 '보수의 위기'라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은 모든 순간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긴장하고 다음 선거에 임해야 한다.
-차기 도당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며, 보령·서천이 여야의 충남지역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앞서가는 질문 같다. 야당인 나소열 위원장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당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 내년 총선 준비를 철저히 해서 우리 충남이 새누리당 승리의 진원지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국민들에게 기억되는데 일조하고 싶다.
-박근혜 정부의 하반기 국정을 위해 제언한다면?
▲정부 하반기 국정 운영의 핵심은 새로운 계획을 만드는 것보다 실천을 통해 구체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잘 만든 계획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박근혜 정부는 남은 임기동안 우리 경제 체질을 확 바꾸고, 공무원연금개혁 등 공공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야당의 협력이 중요하다. 야당도 발목잡기나 반대를 위한 반대같은 무책임한 정치행태는 중단해야 한다. 실천도 다 때가 있는 만큼, 야당도 국가를 위해 책임의식을 가지고 화끈하게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
-이완구 총리의 남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 총리의 그간 행보를 평가한다면?
▲이완구 총리가 도지사로 있을 때 부지사를 지냈고 오랜 정치적 연이 있다 보니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다. 이 총리는 충청권의 큰 정치적 자산이다.
이 총리가 원내대표에서 총리까지 승승장구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기쁘고 충청권 전체의 정치적 역량이 강화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잘 알다시피 이 총리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과 국회의원, 충남도지사 등을 역임해 정치, 행정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원내대표 시절에도 세월호법과 2015년도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 처리하는 등 원내대표의 소임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총리 역할도 탁월한 현안 파악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살려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완구 총리의 공직자 신분에 차기 충청권 대변자로 김 의원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충청권의 이익과 정서를 대변하기 위해 '파이터'라는 별명까지 듣고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하며 중점을 둔 것도 서해안 유류오염피해보상문제 마무리, 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 인상 등 지역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다만, 지역의 이익을 대변할 때도 기준은 그 주장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국회의원은 지역대표성을 갖고 있기도 하나, 국가의 이익도 대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존재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의사표현을 통해서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간 저는 국정 운영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밝혀왔다. 지난 2013년 3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진당 해산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 예다. 늘 어려운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제 소신이다. 앞으로도 충청권의 위상과 이익은 물론 원칙과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보령의 현안을 꼽자면?
▲보령시 발전을 가로막아온 최대 걸림돌은 도로·철도 등 교통망 부족이었다. 국회의원이 된 후 가장 먼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올해 국토교통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도로사업 예산 중 30.8%가 보령과 서천지역 사업으로 채워졌다. 너무 편중된 것 아니냐고 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보령·서천은 그동안 너무 소외되어 왔다. 내륙에서 접근하는 도로가 전부 2차선으로 구불구불한 도로로만 되어 있는 곳은 충남에서 보령이 유일하다. 도로는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인체의 혈관과 같은 역할로 도로를 통해 경제가 움직인다. 침체된 지역의 경제가 도로, 철도를 통해 활성화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천의 장항생태단지 착공이 시작됐지만 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는 지난해 9월 착공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1989년 군장산단으로 지정이 되고 2007년 사업이 백지화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장항생태산단에 대한 군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담당자들을 수시로 불러 사업진행을 보고 받고 있고 당초 공기보다 앞당기도록 독려하고 있다. 향후 장항산단의 성패는 기업유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발전과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다수의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서천군과도 협의하고 긴밀하게 협조해 나가고 있다.
특히, 국립생태원·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연계한 생명과학산업이나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서천군을 중심으로 2018년까지 100억원의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치기업에 대한 보조금, 유치 성과금 등으로 활용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보령시·서천군민들에게 한마디.
▲올해는 국회의원 임기 4년의 마지막 해이다. 지난 3년간 진행해 온 현안사업들 중 탄력이 필요한 것들은 더 많은 예산 확보를 위해 뛸 것이고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들은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특히 보령·서천이 지속 발전하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 보령·서천을 중심으로 서해안 일대를 국제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보령신항을 창조형 다기능 복합항으로 개발, 지역의 신성장 동력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미래를 위한 큰 밑그림이다. 지역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활발한 소통을 통해 더욱 내실 있는 한 해로 만들어 가겠다.
대담=김재수 취재 2부장(부국장)
정리=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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