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연구원 개인신상 정보 인터넷 떠돌아

“IAEA에 요청 삭제… 보안 강화”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전·현직 연구원들의 개인 신상정보가 최근까지 인터넷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원자로와 핵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중추 기관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노출된 파일에는 원전 관련 도면과 실험결과까지 포함되는 등 보안상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까지 구글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전·현직 연구원 50여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개인 휴대전화번호까지 노출됐다.

소속과 직위는 물론 연구분야까지 상세하게 노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DF 파일로 작성된 문건은 원자력연구원이 1994년부터 2012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평화적 목적의 국제 정보교류 차원에서 제공한 연구 보고서다.

이 파일에는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개인 신상정보가 별도의 보안처리 없이 상세하게 기재돼 있다.

일부 파일에는 원전 도면과 실험결과까지 드러나 있고,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발전기술원 등의 보고서도 노출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IAEA에 제공한 보고서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이 일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IAEA에 보고서를 제공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가원자력정보시스템(INIS)'에 우리나라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연구원들의 개인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채 입력했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모니터링 결과 5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있어 지난 2월 IAEA 측에 요청해 삭제했다”며 “현재 유출된 개인정보는 2012년 이전에 제공한 보고서 중 개인정보가 미삭제된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 “이전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기 전이어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2012년 이후는 이같은 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주부터 모든 보고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 개인 PC에 있는 개인정보까지 삭제하도록 하는 등 보안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