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맞벌이 학부모 상당수는 아이들 맡길 곳이 없어 오히려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최장 6일간의 단기방학을 실시하는 초등학교는 전체 146개교 가운데 85개로 집계됐다.
전체 초등학교의 절반이 넘는 58.2%의 학교가 단기 방학을 실시하는 것이다. 중학교는 전체 88개교 중 28개교(31.8%), 고등학교는 전체 62개교 중 5개교(8.06%)가 5월 단기 방학을 실시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단기 방학을 실시하지 않아도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과, '징검다리 휴일'인 일요일인 3일과 어린이날인 5일 사이의 4일을 학교 재량휴업일로 실시하는 학교도 48개교나 된다.
전체 초등학교의 91.1%인 133개교의 초등학교가 단기방학이나 재량 휴업이라는 이름으로 5월 초 긴 연휴에 돌입하는 셈이다.
봄·가을 단기방학은 그동안 학사 운영이 파행적으로 진행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2월 학사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학년도 학사 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여름·겨울방학 일수를 조정해 휴일이 많은 5월과 추석 연휴 기간인 9월에서 10월 사이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맞벌이를 하는 상당수 학부모들이 단기 방학 기간 동안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자녀들의 보육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중·고교 보다 초등학교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단기 방학을 실시하면서 맞벌이 부부들은 학원이나 가까운 친척집에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단기 방학을 이용해 해외여행이나, 전국 일주 등을 계획하는 가족들과 비교가 되면서 방학중 학교에 나가는 것을 꺼리고 있는 학생들도 상당수라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학부모 신혜숙(39·유성구 노은동)씨는 “남편과 번갈아 연차를 내고, 결국 며칠간은 아이 혼자서 집에 있어야 해 난감하다”며 “설사 쉰다 해도 연휴기간 동안 여행을 갈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정부가 너무 근시안적으로 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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