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전시에 따르면 단재 선생 생가지 복원·조성사업은 지난 1999년 완료됐다. 그러나 생가지에는 복원된 생가와 단재 선생 동상, 소공원 등이 전부로 단재 선생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은 건립비와 생가 앞 안내판뿐이다.
지역 문화계에선 그동안 '속 빈 강정'처럼 운영된 단재 선생 생가를 보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역사학습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시작으로 주차장 옆 관리사동 '단재헌'에 문화관광해설사를 배치하고 단재 관련 기념품들을 전시해야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는 “생가지 관리를 위해 신축한 관리사동 단재헌이 현재 비어있는 상태”라며 “단재헌을 생가지 관리본부로 사용해 관련 자료를 비치하고 문화관광해설사를 상주시킨다면 관람객들이 단재에 대해 좀 더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옛터를 생각하고 돌아보는 모임의 백남우 사무국장은 “사실 단재 선생 생가지에 볼 게 없어도 너무 없어 관람객들이 책이라고 보고 가시라고 작은 함을 갖다 놓고 관련 서적들을 채워놓았었다”며 “단재헌에 문화관광해설사를 배치하거나 지역의 의미 있는 문화단체들이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또 “생가 주변에 잔디밭이 넓게 조성돼있어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라며 “생가 뒷산에 등산로를 만들어 산책 코스를 조성하거나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본보의 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을 주문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중구 대전예술가의 집 앞에서 만난 조진아(28)씨는 “집만 달랑 복원해놓고 신채호 선생을 기리기에는 자원 낭비라고 생각하고 시가 나서서 더 가치 있게 꾸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최준호(34)씨는 “생가도 복원해놨고 동상도 세워놓고 했지만 그곳에서 보고 즐길 수 없는 콘텐츠가 없다는 건 결국 보여주기 식으로만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니냐”며 “긴 시간동안 저렇게 있었다는 게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본보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에도 “대전시는 문화관련 사업이 너무 부진하다. 지역의 문화에 힘써야 하는 것은 의무다”, “그냥 생가만 복원한다고 다가 아니라 사람들이 찾아가게 만들어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시는 단재 선생 생가 활성화를 위해 관리사동인 단재헌을 홍보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단재 신채호 생가지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초 단재헌을 홍보관으로 만들겠다는 기본계획을 수립해놓고 있었다”며 “현재 기본계획만 세운 단계지만 홍보관 조성 후 문화관광해설사를 배치하고 내부 공간을 활용해 관련 자료들을 놓는 등 운영에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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