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봄이 그린 수묵화…남해 다랭이마을·보리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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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봄이 그린 수묵화…남해 다랭이마을·보리암

바다와 형형색색 봄꽃 보느라 운전도 천천히 하게 되는 곳 탁트인 풍경과 기암절벽에 오르는 길 고생도 싹 잊혀져

  • 승인 2015-04-09 12:53
  • 신문게재 2015-04-10 14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주말여행]남해 다랭이마을·보리암

봄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한다.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거리만 나서면 보이는 봄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쑤신다. '떠나자. 어디라도 여행을 가자!'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봄 여행의 장점은 어디를 여행해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도 가장 많이 열리는 시기다. 여행의 최종목적지를 결정하면서 중간에 한 군데 정도 구경할 수 있는 축제장을 알아보는 것도 알찬 여행의 한 방법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저렴한 펜션을 보고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결정됐다. 몇 번 시도는 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남해로의 여행. 1박2일은 너무 촉박할 것이란 편견으로 그동안 여행지 후보로 올랐다 지워지기를 반복했던 곳. 숙소도 예약을 했으니 이번에는 무조건 가야 한다. 그렇게 필요한 짐을 싸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날씨도 좋았고 눈만 돌리면 형형색색의 봄꽃을 볼 수 있는 바깥풍경도 좋았다. 고속도로를 약 3시간 정도 달리다 국도로 나왔다. 첫 날 도착시간이 늦어 바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길은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해안도로였다. 조금더 마음의 여유를 갖자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차량의 속도도 줄어들었다. 중간 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 차를 세운 후 풍광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약 40여 분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기 전 시간이 조금 남아 주인에게 근처에 가볼만한 곳을 물어보니 다랭이마을이 가깝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에 구경할 곳이 많은 지역이라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다랭이마을로 향했다. 가기 전 숙소주인이 팁을 몇 개 알려줬다. 아이들이 있으니 가깝게 주차하는 방법, 맛 집, 구경할 곳 등등……. 다랭이는 작은 계단식 논을 말하며 그중 남해의 다랭이마을은 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주인이 일러준 도로를 따라가니 10분도 걸리지 않고 다랭이마을이 나왔다. 주차도 가깝게 하고 아이들의 손을 잡은 채 마을로 걸어갔다. 기분이 좋은지 아이들도 차량통제 구역에 들어와서는 달리기 시작했다. 비탈이 많아 자칫 넘어지면 위험해 아이들을 자중시키며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속으로 들어섰다.

사진만 찍고 전체적인 풍경만 본다든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을 추천하고 시간이 허락하면 마을과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한 바퀴 걸어보는 것이 좋다. 사람이 사는 곳이니 마을에는 없는 게 없다. 탤런트 박원숙 씨가 운영하는 카페를 비롯해 슈퍼, 민박집 등 여느 관광지와 다를게 없다. 마을을 대충 구경하고 바닷가까지 이어진 도로를 따라갔다. 바닷가까지 나가면 바위들이 미끄럽고 울퉁불퉁하니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1시간 정도의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저녁을 먹고 첫 날의 일정을 마쳤다.

다음 날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일찍 숙소를 나섰다. 목적지는 남해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보리암. 숙소에서 나와 약 30여 분을 달려 보리암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면 제1주차장에 도착한 것이다. 주차료를 정산하는데 정산원이 나한테 물어본다. “여기다 주차하시고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차를 가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저 앞쪽에서 대기하다 차량이 한 대씩 내려오면 올라가실 수 있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언뜻 대기하고 있는 차량을 보니 제법 많다.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버스타고 올라간다고 했다. 1인당 왕복 2000원씩을 계산하고 마을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많으니 바로 출발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제2주차장이 나왔다. 하차한 후 보리암 입장료를 끊었다. 처음에는 많이 걷는 줄 몰랐다. 비포장 도로를 계속 걸어갔다. 아이들이 보채기 시작한다. 그렇게 업고 안고해서 힘들게 도착했다. 보리암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남해바다와 상주해수욕장이 들어왔다. 멋진 경치를 구경하고 보리암을 한 바퀴 둘러봤다. 대웅전과 해수관음보살상을 비롯해 기암절벽 등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에 담았다. 올라오는 과정이 힘들어 다시는 안온다고 투덜거렸던 생각이 싹 사라졌다.

올라갔던 방법의 반대로 내려왔더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점심을 멸치쌈밥으로 정한 우리는 식당으로 차를 돌렸다. 이미 식당은 관광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쌈밥 2인분을 시키고 기다렸다. 쌈밥이 나왔고 상추쌈에 먹으니 비린내도 없이 맛있었다. 아이들은 먹지를 못해서 갈치구이를 따로 시켜줬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미국마을과 독일마을을 차례로 방문했는데 약간의 실망과 기념사진만 찍고 서둘러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천혜의 자연경관에 힐링이 되며 볼거리가 많은 남해를 꼭 다시 여행하겠노라 다짐하며 이번 여행을 마쳤다.

▲가는 길=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남해고속도로로 바꿔 타서 사천 IC로 빠져나와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먹거리=멸치쌈밥이 유명해 식당마다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인터넷과 정보를 조합해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면 된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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