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광주가 고향인 시민 홍모(50·중구 목동)씨는 지난 주말 친척들이 대전에 다녀갔는데, 이같은 불평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씨는 “광주에서 대전에 오기 위해서는 익산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시간도 더 걸리고, 열차에 내리고 타야 하는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호남에서 대전에 올 때, 반대로 대전에서 호남으로 갈 때 너무 번거롭다”고 불평했다.
한 달에 1~2번은 광주에 내려간다는 그는 “앞으로 열차 이용이 불편해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X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가 배제된 가운데, 이같은 열차 운행계획이 대전시민은 물론, 호남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호남 KTX가 지난 2일 개통·운행되면서 서대전역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환승이라는 불편을 떠안게 된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 50만에 달하는 호남 출향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로, 호남~대전 왕래가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도 KTX 호남선은 이용객이 많은 서대전역을 배제한 채, 연일 '나홀로 질주'를 반복하고 있다.
8일 한국교통연구원의 '호남축 통행특성 및 KTX 경제권 발전전략'자료를 보면, 호남고속철 완전 개통에 따라 KTX로의 대규모 수요전이가 전망된다. KTX를 이용하는 목적으로는 가족·친지·친구 방문이 47.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업무·출장(29.1%), 관광·휴가(12.9%), 통근·통학(6.4%), 기타(3.7)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서대전역의 경우, 전체 이용객의 54.1%가 가족·친지·친구 방문을 목적으로 이용했다.
가족 등의 방문비율이 높다는 점, 대전시에 호남 출신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서대전역은 호남인들이 자주 찾는 기차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대전개발위원회 관계자는 “호남 KTX의 서대전역 경유 배제로 지역 시민들은 물론, 호남인들까지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국민편의성 등을 감안해 향후 운영계획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13년 기준 호남선 서대전역 이용객수(승하차)는 연간 489만4428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호남고속철도 신노선이 지나는 익산역은 387만1394명, 오송역과 정읍역은 각각 228만5354명, 113만2388명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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