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기 원장 "취업시장 포화…이젠 해외로 눈 돌릴 때"

홍영기 원장 "취업시장 포화…이젠 해외로 눈 돌릴 때"

학생, 한명 한명 취업 위해 온 구성원이 함께 고민 한해 30명가량 해외취업… 100명 목표로 매진

  • 승인 2015-04-08 14:26
  • 신문게재 2015-04-09 1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에듀스토리]홍영기 건양대 창의인재개발원장

▲  홍영기 원장은…  1966년생. 충남대 공학박사. 한나래 기업대표. 건양대 창업보육센터장 역임. 현 건양대 의료신소재학과 교수. 건양대 산학협력단장·창의인재개발원장.
▲ 홍영기 원장은… 1966년생. 충남대 공학박사. 한나래 기업대표. 건양대 창업보육센터장 역임. 현 건양대 의료신소재학과 교수. 건양대 산학협력단장·창의인재개발원장.

정부가 대학과 산업 간 인력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 신설을 예고했다. 인문계열과 사범대 등 특정대학이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취업률로 대학을 재단한다며 대학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업이 교육의 성과이자 결과물이라며 취업률이라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이제는 취업의 질이라는 한단계 너머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대학이 있다면 어떨까.

대학과 산업간 인력의 미스매치를 조정하려고 할때 일찌감치 취업과 산학 협력을 일직선상에 두고 기업이 원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는 건양대. 온 구성원이 나서 학생 한명, 한명에 맞춤식 지도에 나서고 있는 건양대는 지난해 '다'그룹에서 취업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지역내 취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홍영기 건양대 창의인재개발원장을 만나 건양대만의 앞서가는 취업 비법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1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이 중요=건양대 창의인재 개발원은 흔히 각 대학에 설치돼 있는 취업 지원센터와는 성격적으로 다르다. 취업지원센터가 단순히 취업처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주는 가교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 대학의 창의 인재개발원은 말 그대로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발굴해 키워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매칭시켜 주는 곳이다.

지난 2013년 9월부터 취업을 책임지는 창의인재개발원장직은 맡은 홍영기 원장의 또다른 보직은 산학협력단장이다.

통상 대부분의 대학이 산학협력과 취업을 따로 보는 것과는 달리 건양대는 취업과 산학의 연관관계를 일찌감치 알아보고 두 부처의 긴밀한 협업을 강조했다.

“산학협력단에는 870개의 가족 기업이 있어요. 그중에서 한 40%의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우리 대학의 취업한 학생 70%가 바로 이 가족 기업에 입사합니다.”

산학협력을 통해 취업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을 저희는 일찌감치 이용한 것이다. 산학과 취업을 연계한 실험은 성공했다.

홍 원장이 취임을 하기전 73.9%였던 취업률은 지난해 74.5%로 '다' 그룹 1위를 기록했다. 홍 원장은 여기에서 자만하지 않고, 이것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년 시무식에서 한해의 10대 과제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홍 원장은 올해의 첫번째 목표를 바로 연속성으로 정했다.

“한번 1등을 했다고 거기에 만족하면 안돼요. 지금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유지를 위한 노력들이 문화로 만들어 지는 것이 중요해요.”

일명 건양 파워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KPP(Konyang Power Program)프로그램을 비롯해, 면접 대처 능력강화 프로그램, 취업교과목, 기업분석, 커리어 역량강화 프로그램, 미취업자 찾아가는 컨설팅 등 다양한 취업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건양대는 취업이 단순히 학생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아니라 '교육의 성과'로 보고 있다.

홍 원장은 “(김희수)총장님께서 누누히 강조하셨던 것이 학생이 입학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예요. 교육의 질을 높혀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 내보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성과가 아니겠느냐. 교수들 모두 학생들 취업은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길지 않은 건양대의 역사 속에서 건양대가 지역의 취업 명문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 같은 취업지도가 하나의 대학 문화로 정착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각 대학들의 평가 지표 가운데 취업률이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는 가운데 일찌감치 건양대는 대학의 경쟁력을 스스로 갖춘 셈이다.

▲한 명의 취업을 위해 온 구성원이 달려들어=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은 건양대에서는 '한 명의 학생을 취업시키기 위해서는 온 대학이 달려든다'로 바꿀수 있다.

홍 원장은 “창의인재개발원은 하나의 부서”라며 “어느 한 부서만 잘한다고 해서 취업률이 높아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건양대는 1학년때부터 자격증에서부터 어학 등 KPP를 통한 체계적인 취업 준비를 지원하고, 단과대별로 산학취업부장 교수라는 보직을 따로 운영한다.

43개 학과에는 산학취업책임교수들이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단과대 산학취업부장 교수들과 회의를 통해 전략을 세우면, 단과대별로 책임 교수들끼리 정보를 공유해요. 대학에서 세운 정책이 전체 학과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거죠. 여기에 학생들의 취업처가 나오면 3명의 전문 컨설턴트가 학생들의 스펙 전체를 다시 한번 살펴봐요. 한 명의 학생을 취업시키기 위해서 전 구성원이 고민하는 셈이죠.”

최근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해외 취업이다.

“지금 이 만큼 취업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취업 시장이 꽉 찼다는 것을 의미할수도 있다고 봐요. 옛날 잘나가던 학과들이 지금은 답보상태로 있잖아요. 이제는 해외로 생각해야 할 시점이죠.”

이를 위해 건양대는 교육의 질 관리와 함께 국제화를 통해 해외 취업에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두바이, 미국, 호주를 겨냥해 관광학과, 글로벌 경영학과, 의료 뷰티학과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지금은 연간 30명 정도가 해외 취업에 성공하는데 그치지만, 한 해에 100명씩 취업을 하는게 목표입니다. 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구요.”

'100프로젝트'는 올해 창의인재개발원의 10대 과제중 하나이기도 하다.

▲불가능은 없다=군대가기전 대학 2학년때 작성한 홍 원장의 비망록에는 '아이 캔두 에브리씽(I can do everything)'과 '서른 다섯에 멋진 강의를 해보자'였다.

지난 2000년에 건양대와 인연을 맺어 강단에 섰고, 학생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창의인재개발원장까지 맡으니 그 비망록은 모두 이뤄진 셈이다.

홍 원장이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바로 자신감이다.

“이 시대 진정한 리더십은 정직, 성실, 적극성,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솔선수범이죠. 아이들이 언제나 팀원일 수는 없잖아요. 언젠가는 팀장이 되고, 리더가 될 텐데. 그래서 늘 얘기하죠. 자신감을 가져라. 불가능은 없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위해 아침마다 1시간을 준비할 만큼 완벽 주의자지만 그는 학생들과의 격의 없는 술자리를 좋아하고, 제자들과 찍은 사진이 휴대폰안 사진첩을 가득 메울 만큼 유별난 제자사랑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만은 한없이 엄격하지만, 그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또 누구보다도 유연하고 합리적 사고를 가졌다. 직원들의 결재도 그의 사무실에서 받는 법이 없다.

“직원이 한 50명쯤 되는데 한사람씩 제 방에 오는 것 보단 제가 직접 가는 게 더 빠르잖아요. 제가 현장의 현실을 아는 것도 필요하고요.”

올해부터 창의인재 개발원은 대전캠퍼스와 논산 캠퍼스로 이원화됐다. 홍 원장은 애초부터 맡았던 논산의 창의 인재 캠퍼스를 맡고 있다.

홍 원장은 “취업률은 결국 교육의 성과이자 교육의 결과거든요. 취업을 얼마나 시켰느냐가 아니라 열심히 한 교육의 성과, 교육의 결과라는 생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는 교육의 품질을 높이고 우리만의 특성화되고, 차별화된 교육을 위해 노력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걸려온 전화에 홍 원장은 이내 '결재 기다리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우선 진행시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자 마자 다시 현장으로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합리적이고 유연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이 바로 오늘날 취업명문을 이끈 건양대의 문화가 그대로 투영됐다는 느낌이다.

대담·정리=오희룡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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