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체육계 비리 근절 의지에 따른 가맹경기단체장 임기 제한 등 부정적 분위기에 대부분 사업가인 가맹단체장들이 장기적인 경기 불황, 가맹단체 내부 문제 등의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7일 대전시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양궁협회와과 체조협회, 농구협회 등 3개 종목 가맹경기단체장들이 사의를 표해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하거나 공석으로 남은 상태다.
양궁협회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송완식 회장이 맡아 지역 양궁 발전에 헌신해 왔지만 최근 그만뒀다.
송 회장은 5년여 간 매년 적지 않은 사비를 협회에 털어 내놓고, 기금을 마련해 협회는 물론,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들을 적극 독려했다. 이를 통해 제 91회 및 92회 전국체전 양궁 종합 2위,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 대전 양궁이 좋은 성적을 냈고, 지난해에는 숙원 사업이던 남자 양궁 실업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송 회장의 후임으로는 사업가 홍기혁 회장이 이달 초 취임해 대전 양궁협회를 이끌게 됐다. 홍 회장은 현재 (사) 한국JC특우회 및 충남고 총동문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앞으로 매년 협회에 1000만원 이상의 사비를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양궁계가 안도하고 있다.
체조협회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헌신해 오던 김영삼 회장이 떠났다. 김 회장은 비인기종목인 지역 체조 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면서 귀감이 돼 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얼마 전부터 사의를 적극 표했고, 결국 새로운 회장에게 바톤을 넘겼다.
김 전 회장의 후임으로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정찬욱 회장이 왔다. 정 회장은 대전동구지체장애인협회 후원회장, 대전 해비타트 실행위원장 등을 지내며 지역 사회 봉사를 꾸준히 해 온 사업가로, 대전 체조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회장이 곧바로 취임한 두 가맹경기단체와 달리, 대전농구협회는 2013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백상기 회장이 불과 2년여 만에 그만뒀지만, 후임 회장이 없어 빈 자리로 남겨진 상태다.
이처럼 가맹단체장들이 잇따라 떠나는 것은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체육계 비리 여파로 가맹단체장 임기 제한 등 부정적 분위기가 생기고, 최근 시가맹경기단체 내부에서 일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손을 떼야겠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역 체육계는 풀이하고 있다.
한 가맹경기단체 관계자는 “매년 많게는 수천만원씩 사비를 털어 지역 체육계에 가맹단체장들이 헌신하고 있는데 정부에선 부정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사업은 어려워지고, 가맹단체 내부적으로는 상당 기간 불필요한 일부 갈등이 빚어지는 것에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시와 시체육회 등에서 빨리 분위기를 추슬러 안그래도 어려움을 겪는 대전 엘리트 체육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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