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지중해 마을<사진>과 전북 전주 한옥마을은 난개발이 아닌 차별화된 도시 건설 계획이 성공한 사례다. 다만 지중해 마을은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해 인도를 포함한 곳곳이 주차장으로 전락한 점이 아쉽다.
내포=유희성 기자 |
급속한 산업화로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가 급증한 충남 서북부 얘기다. 부작용들을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계획보다 개발이 앞섰음은 부인할 수 없다.
도내 서북부는 천안과 아산, 당진, 서산, 여기에 보령과 태안, 또 내포신도시가 위치한 홍성과 예산까지도 포함된다.
이 중 천안, 아산 , 당진, 서산 등 4개 시가 도내 70% 가량의 산업과 주거단지를 차지하는 등 난개발 지역으로 꼽힌다.
물론 보령과 태안의 화력발전소도 예외일 순 없고, 내포신도시 또한 난개발 방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지역이다.
서북부의 초대형 공장에선 해마다 수십여명이 목숨을 잃는다.
매스컴을 통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것만 한 달에 한명 꼴이다.
당진의 한 제철공장에서는 2012년 9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3명 이상이 유독가스 노출 등으로 숨졌다. 태안이나 보령의 발전소에서는 작업 중 추락사 등이 지속되고 있다.
천안과 아산은 산업재해 사망률이 높아 지난해 11월부터 검찰과 고용노동부가 집중관리에 나설 정도다.
청정했던 바다와 공기는 얼마나 오염 됐을까.
지난해 12월 충남연구원 명형남 초빙책임연구원은 충남리포트 146호를 통해 “서산과 당진에서 생산되는 대기오염물질 중 황산화물, 총부유분진,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은 충남 전체 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충남의 화학물질 배출량과 이동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도내 전체 배출량의 약 88%가 서북부 지역(천안, 아산, 당진, 서산)에서 대기로 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 개발에 가려진 부작용들이다.
이 외에도 계획성 없는 개발은 주차난을 가중시키는 등 도민들의 생활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런 현실에 도는 이제라도 난개발을 막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지만, 난개발 방지 대책을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발전을 막는다거나 규제하는 정책으로 오해하는 지역민이 많아 도와 지자체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높은 빌딩과 대형 공장만 추구하는 서북부 일부 지역은 도시의 특색이 없다.
인구가 비슷한 천안과 전북 전주를 비교해보면, 천안은 사통팔달의 철도망과 도로, 터미널과 역 등에 밀집된 건물들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 개발된 천안ㆍ아산 신도시도 고층 빌딩과 아파트만 가득할 뿐 삭막한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아울렛 매장에만 사람이 가득할 뿐이다.
반면 전주는 한옥마을을 필두로 깨끗하고 안정된 도시모습을 보이고 있다. 높은 건물도 많지 않다. 한옥 지붕과 한복이 가득한 도시가 풍기는 분위기 탓인지 관광객은 넘치지만 쓰레기조차 버리는 사람이 없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전주에 진입하다보면 산업단지도 보이는데, 도시 곳곳의 한옥 건축물로 인해 이내 공장 굴뚝의 모습은 이내 기억에서 지워진다.
다만 충남에서도 관광산업을 위해 설계된 듯 보이는 아산 지중해 마을은 도민의 호응을 받고 있다.
한 마을 전체를 유럽풍의 흰색, 푸른색 계열 건물로 통일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천편일률적 아파트촌ㆍ원룸촌과는 차별화된 모범사례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 속에서도 차량 미통제와 턱없이 좁은 주차장으로 인한 불ㆍ편법 주차 난립 등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공장과 굴뚝, 고층빌딩, 아파트나 원룸 단지가 아닌 충남 서해 지역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살릴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도와 지자체의 협력으로 인한 난개발 중단도 절실하다.
한편 도가 난개발 방지 지침을 전달한 천안시에서는 도 지침을 바탕으로 시 자체 실정에 적합한 개발행위 운영지침을 수립할 계획이며, 서산시도 오는 6월말께 도 지침을 토대로 시의 운영지침 표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반면 아산시는 지침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며, 당진시는 지난해 11월28일 당진시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을 마련한 탓에 조례 개정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난개발 방지를 골자로 하는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을 정하는 권한은 각 시장ㆍ군수에게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