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원봉사 씨앗을 듬뿍 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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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원봉사 씨앗을 듬뿍 뿌리자

김동일 보령시장

  • 승인 2015-04-05 13:10
  • 신문게재 2015-04-06 18면
  • 김동일 보령시장김동일 보령시장
▲김동일 보령시장
▲김동일 보령시장
절기상 청명이 가까워지면서 출근길에 들판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새 생명이 돋아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니 온갖 초목이 새로 자라고 농사일을 시작하는 계절 임이 실감된다.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예전에는 이때부터 농사일을 서로 도와가며 '품앗이' 형태로 많이 해왔던 기억이 있다.

자발성이 강하면서 상응하는 대가(代價)가 있는 '품앗이'와는 다르지만,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도움을 주는 활동”을 우리는 '자원봉사'라고 한다.

사실 자원봉사가 절실하면서도 국민적인 관심과 뜨거운 참여를 불러왔던 것은 8년 전이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유류유출사고다. 이 사고로 인해 보령 도서에도 검은 재앙이 몰려와 당시 도의원으로 몸담고 있었던 필자를 비롯해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많은 봉사활동을 펼쳤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사고발생 다음날인 12월 8일부터 이듬해 6월 8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1037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보령과 태안 등 서해안 지역에서 기름 방제작업에 참여했다. 200일 가까운 기간에 하루 평균 78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보령과 태안으로 몰려든 셈이다. 지금 생각해도 인간의 힘과 자연의 회복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보령에서는 독특한 형태의 지원봉사가 이뤄지고 있다. 바로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보령머드축제의 통역자원봉사다. 매년 7월 중순이면 지구촌이 들썩일 정도로 보령머드축제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은 물론 이제 머드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일본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메리카에서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에서 머드축제를 테마로 한 여행상품이 출시될 정도였으며, 스페인 토마토 축제(La Tomatina)와는 상호 체험교류기회도 갖고 있다. 작년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28만 명이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는 머드축제를 안내하기 위해 보령시에서는 매년 외국어 통역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도움을 받고 있다. 축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외국어 통역자원봉사자 모집 역시 인기다. 열흘 남짓하는 짧은 기간이지만 축제 통역자원봉사자들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간다.

행정자치부의 '1365 자원봉사'포털의 자원봉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5132만 명 중 1029만 명이 자원봉사 등록을 하고, 이중 317만 명이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가 가장 많고 40대와 10대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2006년 통계청의 '2006사회통계조사'에서는 10대가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이 가장 높았었는데, 지난해는 세 번째로 밀려난 것이다. 당시에는 봉사활동이 고입 및 대입 내신 성적에 반영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타율이 가미된 자원봉사일지라도 자원봉사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소득 3만 불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생활의 현실은 각박해도 자원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요즈음 들어 우리주변에서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5일은 청명이자 식목일이었다. 한해 농사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우리사회가 더 밝고 희망차도록 우리 모두 자원봉사의 씨앗을 듬뿍 뿌려보자.

김동일 보령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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