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예원, 임시완. |
▲예원-거짓말쟁이로 전락한 명랑소녀
그룹 쥬얼리 출신 가수 예원은 배우 이태임과의 욕설 동영상으로 위기에 처했다.
이태임의 욕설 파문이 불거진 것은 지난 3일. 보도를 통해 예원이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도중 이태임에게 심한 욕을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곧바로 대중의 시선은 예원을 향했고, 당시 예원의 소속사 스타제국은 상황 설명과 함께 자세한 해명을 내놨다.
예원이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이태임에게 '언니 추우시죠?'라면서 수건을 건넸는데 이태임이 잘못들었는지 '왜 반말을 하냐'면서 심한 욕설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이태임은 자신이 예원에게 욕설을 한 것을 인정한 상황. '욕을 했다'는 분명한 잘못이 이태임에게 있는 만큼, 예원은 철저히 피해자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이태임을 향해서는 예원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비례해,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엇갈리는 주장에 '반말'의 여부를 두고 한 차례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MBC 측은 원본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사건은 이태임의 사과를 예원이 받아들이면서 끝이 났다.
잠잠한 수면 위에 다시 파문이 인 것은 지난 27일, 이태임의 욕설 동영상 원본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온라인과 스마트폰 SNS로 널리 퍼진 이 동영상에는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을 하기까지의 모든 상황이 담겨있었다.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문제는 예원의 반말이었다. 그간 예원 측이 주장해왔던 바와 달리, 그가 이태임의 질문에 반말로 답한 모습이 담겨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수건을 들고 가서 이태임을 걱정하는 모습도 없었다. 해명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예원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예원 측의 말만 믿고, 그를 피해자로 생각해왔던 이들의 배신감은 더 컸다.
영상을 접한 이들은 '그래도 이태임의 잘못이 크다'와 '연장자인 이태임에게 반말한 예원도 잘못'이라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섰다.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됐다. 이태임이 '욕했다'는 사실과 잘못은 분명하지만, 예원 역시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장은 예원이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까지 미쳤다. 현재 '우결' 시청자 게시판에는 예원의 하차를 촉구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임시완-노동부의 '장그래'가 되다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고용노동부 광고에 발목을 잡혔다.
임시완은 지난 19일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위해 노사정이 대타협하자'는 내용의 고용노동부 광고에 등장했다. 영상 광고 속 내레이션에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청년 취업 문제에 미치는 순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광고의 큰 축인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노사정 대타협'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에는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노동계로부터 '장그래 죽이기 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미생'의 장그래 임시완이 공익광고에 등장해 간접적으로 정부 측의 입장을 대변하게 된 것이다.
엇갈린 '장그래들'의 행보도 논란이었다. 드라마가 아닌 웹툰 장그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반대하는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의 광고에 쓰였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생' 원작자 윤태호 작가의 허락이 있었다.
예원과 마찬가지로, 임시완의 좋은 이미지 역시 역효과로 작용했다. 임시완은 소신있는 작품선택과 발언으로 20대 여성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여기에 부산대 공대 출신이라는 학력과 반듯한 이미지가 합쳐져 개념 연예인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애환을 보여준 장그래 캐릭터는 인기 굳히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힘들게 쌓아온 이미지였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임시완의 이런 모습들을 사랑해왔던 이들은 큰 실망감을 느끼고 등을 돌렸다.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꼈다는 이들도 있었다. 비정규직을 상징하는 장그래 이미지를 이용해 정부 측 정책안이 함의된 공익광고에 출연한 것을 용인할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임시완 소속사 스타제국 관계자는 27일 JTBC '정치부회의'에서 “좋은 취지의 공익 광고인데다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으로 알고 출연을 결정한 것”이라며 “원작자가 '장그래 죽이기다'라고 표현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꼼꼼하지 못했던 건 우리의 잘못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임시완 본인도 안타까워하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력과 별개로 이미지는 연예인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원과 임시완 모두 이런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던 이들이었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엇나간 이미지 활용으로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이 났다. 특별한 구설수 없이 깨끗한 이미지를 지켜왔기에, 흠집은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터닝포인트를 겪은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갈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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