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기 교수(충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불임의 여러가지 원인=불임의 원인으로 남성에게 문제가 발견되는 비율이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남성 불임의 비율은 원인의 30~40%에 이른다. 여성 불임은 50~60% 정도를 차지한다. 남성의 경우 고환에 정맥류로 인해 정자 생성이 불량하거나 정자 배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경우 배란이 잘 안일어나거나 난관(나팔관)이 좋지 못한 경우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들 원인이 전체 불임 원인의 80~90% 정도를 차지한다.
결혼 연령이 남녀 모두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불임의 이유로 크게 작용한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심각하다. 여성의 임신 능력이 최대인 시기는 20대 중반이며 그 후 감소한다. 30대 중반이 되면 현저한 수태 능력의 감소가 일어나고 유산과 태아기형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참고로 남성의 임신능력의 최고시점은 30대 중반이다.
혼전 성 경험의 증가에 따른 자궁과 난관의 세균감염, 임신중절 등이 또 다른 불임의 원인 중 하나다. 남성의 경우 과거에 비해 옥외 활동이 줄고 정주생활이 늘고 있는 사회 환경이 정자생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물론 우리가 모르고 섭취하는 음식물이나 또는 환경호르몬 등도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술과 흡연은 성 기능뿐만 아니라 정자의 수정 능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어 음주와 흡연이 시험관아기의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여성 불임의 13%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듯이 여성의 흡연은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여성의 체중이 너무 많거나 적은 경우도 전체 여성 불임의 원인 중 12%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은 적절한 체중과 금연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불임의 진단=이러한 불임증의 진단을 받기 위해서 부부가 동시에 전문의와 면담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성의 진단과 치료과정에 되도록 남편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불임 검사를 부부가 산부인과와 비뇨기과에서 따로따로 받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불임전문기관을 찾으면 부부 모두 함께 검사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불임 부부들은 불임의 진단을 위해 결혼 후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5세 이상의 여성이거나 특수한 상황에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1년이 경과하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조기에 수태능력에 대한 상담과 간단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단 불임 검사를 시작하면 보통 4~6주 혹은 8주 동안 시간 계획에 따라 실시한다.
남성에게는 정액검사(정자의 수, 모양, 운동성 등을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만일 정자가 정액 내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재검사를 하며 여기에서도 이상이 있으면 정자생성과 관련된 유전자검사, 호르몬검사, 고환 조직검사 등을 실시한다.
여성에게는 기초체온기록, 초음파검사, 호르몬검사, 자궁난관조영검사(자궁내로 조영제라는 약물을 주입하며 촬영하는 엑스레이검사) 등이 있다. 이런 간단한 검사로 대부분의 불임의 원인을 찾아 낼 수 있다. 그 외 황체기 자궁내막조직검사, 항정자 항체검사, 복강경이나 자궁경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한다.
▲불임의 치료=불임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질환의 치유나 임신 자체가 아니고 부부가 원하는 가능한 방법으로 부모가 되는 것이며, 치료법에는 배란 약물, 인공수정, 체외수정, 난자 내 정자주입술 등이 있다. 또한 요즘은 냉동기술의 발달로 정자뿐만이 아니고 난자나 수정된 세포를 냉동 보관하였다가 임신을 원할 때 사용하여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한 번에 꼭 아기를 갖겠다는 강박감을 갖기보다는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믿고 조금은 느긋하게 전문가와 상의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먹는 약물, 또는 주사제를 이용한 배란유도를 많이 한다. 배란이 잘 되는 여성이라면 배란유도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남편의 정액 내에서 건강한 정자만을 골라내어 자궁내로 가느다란 대롱을 통해 넣어주는 방법으로 임신 성공률은 10~15%정도다.
흔히 시험관아기라고 하는 방법으로 배란직전에 초음파를 보면서 난자를 채취한 후 남편의 정자와 함께 섞어준 후 배양을 시키는 방법이다. 건강한 배아(수정후 세포분열중인 세포) 수정 후 3일에서 5일째 자궁내로 넣어 주게 된다. 이 방법의 경우 30~40%정도의 임신율을 보이고 있다.
체외수정으로도 임신이 어려운 경우 정자를 직접 난자 내로 집어 넣어주는 미세 수정술(ICSI)도 있다. 과거에 무정자증이라고 하여 아기을 갖지 못하던 부부도 고환에 추출한 정자로 임신을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체외수정에 근접한 임신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불임의 검사는 의료 보험에 적용되는 것이 많아 비용도 저렴해졌고 치료비 또한 10여 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내린 수준으로 환자의 부담이 무척 가벼워졌다.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는 “불임은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반드시 찾아온다”며 “귀여운 아기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부모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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