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으로 '꽃뱀' 몰리는 까닭은?

나홀로 공무원·부동산 재벌 타깃…합의금 요구 5인조 공갈단 검거

세종시에 여성을 미끼로 한 일명 '꽃뱀'사기 주의보가 재차 발령되고 있다.

출범 초 나홀로 이전 공무원을 상대로 한 꽃뱀이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은 재력가에까지 손을 뻗친 모양새다.

세종경찰서는 25일 재력가 F(64)씨를 상대로 불륜현장을 유도, 거액을 뜯어내려한 속칭 '꽃뱀 공갈단'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혐의로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1일 F씨에게 토지매입 의사로 접근해 술을 마신 뒤, 모텔로 유인하고 알몸 상태를 연출하는 수법을 썼다.

꽃뱀 역할 D씨와 함께 있는 현장에 남편 역할 C(49)씨가 급습, 명예실추와 가정파탄을 우려하는 F씨에게서 합의금 명목 3000만원을 받아내려했다.

하지만 F씨는 지난 2013년 2월 술에 취해 노래방 성폭행 합의금으로 7000만원을 뜯어낸 일당임을 우연히 알게 됐고, 본 사건은 경찰 신고와 함께 수면 위에 부각됐다.

경찰은 CCTV 및 통화내역, 차량번호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에 나서 추적과 잠복을 거듭했고, C씨와 해결사 역할 A(56)씨, 공범 B(50)씨를 구속하고 꽃뱀 여성 D씨와 E씨는 불구속 수감했다. 경찰 수사결과 주범 A씨는 일정한 직업없이 생계목적상 후배들과 함께 꽃뱀 행각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도시 수용지 토지 보상과 매매 과정 속 재력가를 범행대상에 올렸고, 치밀한 역할분담으로 범행을 준비했다. 경찰은 범행수법상 추가 범행 가능성을 놓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출범 초 나홀로 이전 공무원을 겨냥한 꽃뱀 사기가 한동안 잠잠하다 또 다른 양상으로 수면 위에 부각된 만큼, 제2·3 피해 방지를 당부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