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새누리당)=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은 이완구 총리는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포스코, 경남기업 등 자원외교 비리와 군내부에 깊숙이 뿌리 잡은 방위산업 분야의 '비리 덩어리'를 하나씩 캐가며 '충청대망론'의 첫 단추를 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부정부패 척결'을 자신의 것으로 브랜드화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권에서도 사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두를수록 정권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해 온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이완구 사용법'을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권력'을 상당 부분 나눠주고 있고 청와대 민정라인과 이병기 비서실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활발한 소통으로 그 몸값이 크게 오르고 있어서다. 총리 취임 초기 비관적이던 흐름이 여권내에서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이 총리는 서서히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고위급 당정청 회의에서 세종시에 국가안전처와 인사혁신처를 이전시키는 논의를 주도하면서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신형 무기'를 장착해나가는 모양새다.
'충청'이라는 집토끼를 지키면서 박 대통령의 의중을 읽으며 국정운영의 새로운 동력으로 내각을 통괄하는 책임 총리 메시지를 알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안희정(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안희정 충남지사도 야권의 잠룡으로 신춘정국을 열어가고 있다.
도백이라는 정치 행보의 한계와 민감한 정치 이슈에 매우 신중한 안 지사의 돌파구는 '서울행'으로 보인다.
같은당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서 단독 질주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이 그 뒤를 좇는 형국에 안 지사 측은 이러다간 '빅 3'의 구도에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작용하는 듯하다.
안 지사의 가장 큰 무기는 '분권형 자치'와 '3농 정책'이다. 장기적 관점에선 경쟁력이 상당해 보이나, 대선가도에서는 주목받기 쉽지 않은 아이템이어서 여러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철수 의원과의 좌담회는 이런 상황에서 주목을 받았다.
무상급식과 복지정책에 대한 자신의 충남도정 경험을 소개하면서 청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안 지사는 다음달 두번 이나 국회 방문이 예정 돼 있다. 안 지사는 강연정치와 정책 토론회를 통해 차기 대권주자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은 총리-지사,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같은 충청 정치인(청양-논산)이라는 복선이 뒤엉키면서 충청의 정치 영향력을 중앙 무대로 안착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친박계는 충청 출신의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차기 대권주자감으로 올렸으나 이 총리 취임 후 이같은 분위기가 쑥 들어가면서 '이완구 대 안희정'라는 방정식을 풀기 위한 여러 셈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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