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범 전 교육공무원 |
야구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선수들의 기량과 감독의 역량도 작용하지만 당일 컨디션과 운도 많이 따르는 것 같다. 야구 방망이는 둥글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맞추기 위해 타자가 휘두르는 방망이의 어디를 맞느냐에 따라 뜬공 아니면 땅볼이 되기도 하고, 홈런과 안타가 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투수의 기교에 속아 헛스윙을 해서 관전하는 팬들의 한숨이 깊어지게 하기도 한다.
그동안 충청도에 연고를 둔 한화 이글스의 성적은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꼴찌를 몇 년째 이어서 하고 있다. 해마다 감독을 교체하고 유명 선수를 영입하지만 최하위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다.
부산 롯데 자이언츠는 작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못해서 팬들의 실망이 대단했다. 선수들의 관리를 잘못하고 있는 구단측에 대한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부산 시민들은 롯데 자이언츠를 부산 자이언츠로 팀명을 바꿔야 한다면서 시민단체에서 롯데 야구팀을 인수하여 시민구단으로 만들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역시 경상도 기질이라고 할까 화끈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충청도 야구팬들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화는 몇 년 동안 하위권 정도가 아니라, 9개 구단 중 꼴찌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구단 측에 제대로 항변하는 야구팬들이 없는 것 같다. 충청도 양반의 기질인지 아니면 멍청도의 본색인지 모르겠다.
2015년도 시즌을 대비해서 한화 구단은 감독을 교체하고 예년에 비해 유명 선수를 많이 영입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를 이끌어 갈 김성근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추구한다. 김 감독은 “리더는 지나간 다음에 존경 받는 자리에 서는 것이다. 존경보다 중요한 건 신뢰이며 결과 없는 리더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투철한 성과주의자다. 야신(野神-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김 감독은 스타 선수라도 가차없이 교체하는 냉혹한 승부사이기도 하다. 수비 훈련을 위해 감독이 직접 배트로 공 500개 정도를 쳐주는 등 지옥훈련이라 명명되는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단 운영 전권을 휘두르는 강력한 카리스마, 독재로 까지 비치는 70대 노감독의 리더십에 야구팬들은 절대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감독 교체에 이어 한화에 취약한 마운드를 보강하기 위해서 5명의 투수를 영입하였다. 김 감독이 SK에서 김광현과 함께 '핵심전력'으로 키웠던 송은범 투수, 베테랑 투수로 알려진 권혁과 배영수,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한 외국인 선수로 평가 받는 쉐인 유먼, 미치 탈보드 투수의 영입은 한화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키는데 기대감을 주고 있다. 각 구단에서 에이스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한화의 전력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는 것이 언론의 평이다. 월등하게 향상된 한화 이글스의 전력은 며칠 동안의 시범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범 경기인데도 입장권이 매진되는 만원사례는 한화 팬들의 큰 기대감을 표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는 3월 28일에 서울 목동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한화와 넥센의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자식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프로야구 한화 개막전이 3월 28일(토)에 목동 경기장에서 개최되는데 관전을 희망하면 연락주기 바란다. 입장권 예매는 아빠가 하겠다. 개막전이 지난해 준우승 팀으로 벅찬 상대이긴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한화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우리가 응원전에 합세 한다면 예상외의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능하면 많은 가족이 동참하길 바란다.”
아빠가 야구를 좋아해서인지 5남매 아들 딸들은 물론 사위들까지 야구광이라 할 정도이다. 다섯 가족 모두 동참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손주손녀까지 모두 20여 명이다. 입장권 구매에 적잖은 출혈을 감수해야 하지만 한화 이글스의 선전으로 보답해주리라 믿는다.
김종범 전 교육공무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