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 |
공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식이나 기술을 완성시키는 과정이나 결과'를 뜻한다. 공부라는 말은 원래 산스크리트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공부는 시험제도와 연계되어 신분을 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시험제도는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적기 때문에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공정한 제도로 인식되어, 많은 문제점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고려시대 과거제로부터 시작된 시험제도는 최근 대학입시 공무원시험 취업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치열한 공부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모든 국민이 교육학 박사라고 할 만큼 공부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고 효율적인 공부를 위한 각종 처방이 난무하고 있다.
획일적인 시험에 의한 평가는 무한경쟁을 초래하고 실패자를 양산하며 다양성을 훼손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공부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각자의 적성을 파악하여 꿈과 끼를 찾아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도 도입되고 있다. 인간성을 함양하기 위해서 인성교육도 강조하고 시험점수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기 위하여 고교평준화도 실시하고 있다.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을 목표로 현장 중심의 실무교육을 통하여 취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에는 예외 없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 성취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내일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젊은이들은 대거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도전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있다. 사회진출에 자신감을 잃은 젊은이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한다. 더 나아가서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은 '독점하라'고 한다. 경쟁하는 분야에는 전망이 없으니 기술력을 통하여 독점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라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나 알리바바의 마윈을 예로 들지만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다. 어렵고 힘들수록 젊은이들은 도전해야 한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냉철히 분석하여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또한 사회변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여 지속적으로 혁신하여야 한다. 인간 100세를 산다고 하지만 30대 이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젊은 시절에 더 치열하게 공부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젊은이들의 어깨위에 달려있다.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주장하고 공부의 기쁨을 말하지만 공부는 누구에게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고 스트레스가 따른다. 그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공부해야만 성취를 이루고 경제적으로 자립하여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특히 자신이 탁월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 할 수 있는 것은 공부 밖에 없다. 공부에는 특별한 비용이 소요되지 않으며 꾸준히 공부를 하다보면 성취의 기쁨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새내기들은 설렘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꿈과 낭만이 있고 젊음의 열기가 흐른다. 한편으로는 갑자기 자율성이 부여되다 보니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학창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미래의 삶은 결정된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은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젊었을 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공부하자.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에게 두려운 것은 없다.
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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