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은 오정동 수산물시장 도매법인 대표 A(53)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무로 재직하던 2009년 11월 중도매인 B(64ㆍ여)씨가 시장 내 수익이 많이 나는 위치로 가게를 옮기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위를 이용해 도움을 준다는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도매시장이라는 대전시의 공유재산을 관리하는 법인 대표가 도ㆍ소매 장소를 공정하게 배정할 책임이 있음에도 자리 이동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뒷돈을 받아 배임수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1심 때보다 형량과 추징액은 줄었으나, 법인 대표에 대한 징역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함께 기소된 B씨는 도매시장 내에서 낙찰계 3개를 조직해 계원 15명에게 곗돈 4억 3200만원의 손해를 입혀 징역 2년을 받았다.
문제는 공영 도매시장을 위탁받아 도ㆍ소매 장소를 공정하게 운영하고 감독할 책임의 도매법인 대표가 실형을 받지 않으면 도매시장을 그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지 않았으면 도매법인 임원이 될 수 없다고 자격을 규정했지만, 집행유예는 자격제한에 포함하지 않았다. 특히, 중도매인에게서 뒷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도매법인이 중도매인과 시설물 사용과 상장물품 거래 약정을 1년으로 계약해 사유에 의해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자리를 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법과 제도가 있다면 제재할 수 있지만, 법인대표의 개인적인 법적 소송은 농안법상 제재할 근거가 없어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매법인 대표는 “돈을 받았다는 부분을 인정할 수 없어 대법원에 항고해 법적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며 “도매시장 운영에 원칙을 지켜왔으며, 경영권에 대한 이해다툼에서 소송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병안ㆍ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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