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탈스펙'… 취업준비생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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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탈스펙'… 취업준비생 불만

경력사항·대내외활동 등 요구… “스펙쌓기 부담 오히려 늘었다” 자기소개서 수백만원 과외도

  • 승인 2015-03-18 17:58
  • 신문게재 2015-03-19 6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그동안 신입사용 채용때 요구했던 어학능력이나 수상 경력을 보지 않는 '탈스펙'채용 방침을 밝히면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은 지난 해보다 8000명 정도 줄어든 가운데 학점과 토익 준비 등 여러가지 경력 준비에 올인했던 대학생들은 스펙 대신 기업이 필요한 직무능력을 보겠다는 기업들의 방침이 또 하나의 스펙쌓기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2일 지원서를 마감한 현대자동차 그룹은 입사지원서에 동아리, 봉사활동 입력란을 삭제하고, 직무 관련 '경력사항', '학회활동', '수상내역' 등에 대한 별도의 기입란을 마련해 기술하도록 했다.

채용과정도 인적성검사·역사에세이 전형 실시후 핵심역량면접과 직무역량면접 등 직무역량을 강화했다.

오는 20일까지 입사지원서를 받는 삼성그룹은 인턴 등 직무 관련 '경력사항′과 동아리·스포츠·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활동 등의 '대내외활동'을 기입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날 입사지원서를 마감하는 SK그룹은 인턴경력, 대외활동, 수상내역 등을 기입하는 난을 없애고 조직생활 경험과 목표달성 경험, 입사준비 사례 및 입사 후 포부 등을 기술하도록 하고 있다.

SK그룹은 자기소개서 평가를 강화하고 인턴채용에서 스펙을 완전히 보지 않는 '바이킹 챌린지'선발 비중을 10%에서 20%로 확대했다.

19일부터 지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LG그룹도 사진 및 수상경력과 어학연수, 인턴경험, 봉사활동 등의 기입란을 없앴다. 이렇게 기업들이 그동안 전통적으로 요구해 오던 어학 점수나 봉사활동 대신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것은 단순히 경험 나열식의 스펙이 실제 업무성과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동안 성적 중심의 스펙을 준비해 왔던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직무경험이 하나 더 준비해야 할 스펙에 지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심층적으로 기술하도록 요구한 조직생활 경험과 목표 달성 경험 등의 자기소개서 기술이 스토리와 창의성이 중요해지면서 수백만원을 들여 전문 과외를 받는 취업 준비생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전의 한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인 이정아(23)씨는 “어차피 심층 면접과정에서 영어면접이나 대학활동 등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스펙에 인턴경험 등의 또 하나의 스펙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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