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열하는 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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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오열하는 삼월

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 승인 2015-03-18 13:59
  • 신문게재 2015-03-19 19면
  • 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찬란한 삼월의 햇살 아래 우리는 오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것 보다 소중한 최고의 가치이자, 우리 삶의 이유인 청소년들이 유명을 달리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먼저 고인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은 세계최고 수준(OECD 국가 중 1위)이며, 특히 왕성한 활동시기인 10대와 20대 사망원인의 2위, 1위가 자살(고의적 자해)로 청소년 자살문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희망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를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고 있습니다. 격려하고 보살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삼월에 더 이상 어린 학생들의 자살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학교는 삼월이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정월(正月)입니다. 아이들의 생활환경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고등학생이 됩니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삶의 환경이 바꾸게 됩니다. 미처 그곳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얘들아 아무리 어렵고 힘들지만 극단적인 선택만 하지 말자. 힘들고 어려울 때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그 누구에게든지 '나 죽을 만큼 힘들어' 이런 말을 해보자. 죽음은 생각도 하지 말자. 친구고, 학교고, 성적이고 그런 것 지내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거야.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거야. 세상사 아무리 어려운 일도 다 흘러가게 되어 있어. 그 순간을 넘기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닌 일인거야. 살아있는 것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영광도 오욕도 슬픔도 아픔도 기쁨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세상사 모든 것이 이 또한 지나가게 될 거야. 잠깐만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

자살징후 및 우울, 정서, 사회성 향상이 필요한 학생이 우리 주위에는 많습니다. 부모가 살펴야하고 지역사회가 돌보아야 하며 학교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1577-0199)는 365일 24시간 상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자 하는 아이들이 이 전화와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만 있다면 아이들의 삶의 형태가 달라집니다. 전문상담사들이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아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자살징후 조기 감지 및 치료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해줍니다.

청소년 자살의 특징은 첫째, 분명한 동기가 있습니다. 자살을 하는 청소년들은 오랜 기간 동안 자살을 준비해 오다 직접적인 동기가 주어질 때 자살을 합니다. 이 직접적인 자살동기가 방아쇠의 역할을 합니다.

둘째, 청소년들의 자살은 충동성이 강하게 작용하여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며 충동성이 매우 큰 결정요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청소년 자살의 경우는 예측이 어렵습니다. 자살계획이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나가 죽어버려라”는 부모의 한 마디에 잠시 후 “좋아, 죽으라면 죽지”의 반응과 함께 충동적으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을 보입니다.

셋째, 동반자살이나 모방자살이 흔히 일어납니다. 이는 가정, 학교, 또래집단으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에서 흔히 일어납니다.

이러한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과 정성'의 문제입니다. 소중한 우리 청소년들이 강한 정신을 가지고 힘차게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진정한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지지체계의 개발과 유지가 절실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지체계는 가정이므로 정상적 가족 기능의 함양이 필요합니다. 가정에 문제가 있다면 가족 상담의 치료를 통한 가족 기능의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궁극적인 자살방지 방법은 누군가와의 의미 있는 관계입니다. 부모, 형제, 자매, 친구, 교사 등의 어떤 한 사람과의 지지적, 공감적, 사랑의 관계가 있다면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사는 아이들이기에 그들만은 문제가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문제 같지 않은 문제일수 있으나 그들에게는 생사의 기로에 설 만큼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 자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가정, 지역사회 학교가 함께해야합니다. 더 이상 비극적인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권광식 서산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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