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례적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차두리(서울)의 A매치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차두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결승전을 끝으로 '태극마크'와 영원한 이별을 선언했다. 동료들도 맏형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아쉬운 준우승이었다.
스스로 마지막 A매치라고 결심했던 호주와 결승전까지 풀 타임 활약했던 차두리는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안컵의 준우승을 통해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부진으로 국민에게 안겼던 실망을 씻을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리고 자신은 A매치 출전 75회를 끝으로 더 이상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는 3월 A매치에 강제 소환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를 위해 특별한 은퇴 무대를 만들어 주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 상대할 23명의 축구대표팀에 차두리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오직 은퇴식이 열리는 31일 뉴질랜드와 경기에만 소집돼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차두리와 직접 만나 '마지막 A매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월 A매치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공개한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특정 선수의 은퇴식을 A매치의 전반이 끝나고 여는 다소 소극적인 방식이었다고 들었다”면서 “차두리 역시 내게 분명하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단순하게 은퇴식을 여는 것은 해당 선수가 완전히 은퇴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차두리는 여전히 현역 선수로 활약하는 만큼 '은퇴식'이 아닌 '은퇴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대표팀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는 다른 동료들과 달리 29일에 대표팀에 합류해 31일 뉴질랜드전에 선발 출전시킬 것”이라며 “전반 끝나기 2, 3분 전에 교체해 많은 관중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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