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을 불사한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에 지역 영세 할인마트를 비롯해 재래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지역 중소상인들에 따르면 대전지역 홈플러스 7개 지점의 경우 신선식품 500여개 품목을 10~30% 연중 상시 할인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객정보 불법 판매로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할인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맞불 세일행사에 들어가면서 대형마트간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대형마트 할인 경쟁소식에 중소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오류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씨는 “연초부터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에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결국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상인들은 단순히 고객몰이를 넘어서 시장가격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는 데 더 큰 걱정이다.
구범림 대전상인연합회장은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대형마트를 찾아 가고 있지만, 결국 할인상품은 미끼상품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전통시장이 제품이 대형마트에 비해 품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대형 할인 마트에 대한 가격경쟁에 대한 규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이득을 주려 하기보다 고객을 끌어 들여 매출을 올리려는 게 대형마트들의 ‘얕은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김재근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사업부장은 “대형마트들이 미끼상품 광고를 통해 홍보 전쟁을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한정 형태로 판매하다 보니까 가서 구매하려면 일부 품목만 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더욱이 판촉비용은 협력업체가 부담하는 상황으로 중소 업체의 피를 빨아서 진행하다 보면 결국 재래시장과 중소 슈퍼마켓은 고사 직전에 처하게 된다. 지역에 돈이 돌지 않아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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