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바로셀로나 대형 광고판에 등장한 삼성 차세대 스마트폰의 위용은 대단한 듯 보인다. '갤럭시 S6 엣지 그린 에메랄드'는 이후에 펼쳐질 차세대 스마트폰시장이 삼성 것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당당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이 선보인 갤럭시 S6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 뛰어난 성능과 외관을 자랑한다. 그 중 하나는 나노기술이다. 갤럭시 S6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14 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했다. 크기가 세포 보다 훨씬 작은 만큼 획기적인 속도와 성능을 자랑한다. 그간 나노 단위의 반도체에는 전류가 저절로 새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삼성은 핀펫이라는 지느러미 모양의 3차원 입체구조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나노기술은 표면 코팅에도 적용돼, 갤럭시 S6만의 아름다운 색채감을 구현했다.
주목해야할 또 다른 기능은 바로 무선충전 기능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콘센트를 찾고 선을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귀찮은 과정을 줄이도록, 갤럭시 S6는 자기 유도방식이라는 무선충전을 택했다. 자기 유도방식은 우리가 전동칫솔을 쓰고 꽂아놓는 충전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전력의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수신부의 코일에 전류가 유도되는 원리를 이용해 충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갤럭시 S6는 특정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할 수 있게 됐다.
무선전력 전송기술은 ETRI에서도 연구개발하고 있는 분야다. 이를 살펴보면 앞으로의 스마트폰 충전 방식의 무궁무진한 변신이 기대된다. 무선전력전송기술에는 자기유도 방식, 자기공진 방식, 전자기파 방식 등 세 가지가 있다.
위에 설명한 자기유도 방식은 도시에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변압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송신부와 수신부 양쪽 코일이 가까워야 하므로 충전기와 배터리가 거의 맞닿아야만 충전이 된다.
반면 자기공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의 거리제한을 보다 확장하기 위한 기술이다. 서로 멀리 떨어진 두 코일의 공진 주파수를 일치시켜 에너지를 보다 먼 거리로 전송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충전기 근처에만 가도 충전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
마지막 전자기파 방식은 방향성이 높은 안테나를 이용한 기술로 원역장을 활용해서 전송거리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에너지가 복사되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이 매우 낮고(전송효율 1%이하) 높은 주파수를 활용해야하는 특징이 있다.
갤럭시 S6는 이처럼 수많은 첨단 IT 기술들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다. MWC의 핵심 키워드가 갤럭시 S6, 스마트 워치,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핀테크로 요약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TV 등 전자제품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소니의 반전도 흥미롭다. 소니는 게임기와 카메라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데 80~90년대 유행하던 워크맨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것도 14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정책으로 시장을 공략, 소비자에게 구애의 윙크를 날리고 있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단다. 과연 소니가 세계 1위를 휩쓸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그것도 플래이 스테이션 게임기와 카메라, 워크맨으로 가능할지? 재미있는 IT세상이다.
정길호·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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