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물, 인권,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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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물, 인권, 내일

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

  • 승인 2015-03-11 13:51
  • 신문게재 2015-03-12 19면
  • 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
▲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
▲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
물은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의 증가, 인구증가에 따른 물 이용량의 급증, 도시화와 산업화에서 비롯된 수질오염 가속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물이용의 어려움이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물에 대한 권리를 보편적인 인권의 차원으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엔이 물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결의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물에 대한 권리는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생존배려 의무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국가는 모든 국민이 물에 대한 접근권을 언제 어디서나 적절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물 서비스는 모든 국민에게 동등하고도 공평하게,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물 부족국가는 아니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최근 강원도지역 주민들이 41년만의 심각한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영동지역의 2014년 12월 평균 강수량은 예년의 1%인 0.3mm 밖에 안 된다. 강화, 웅진 등 인천지역의 강수량도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러한 국지적 가뭄에 대한 마땅한 현실적인 대책이 없고, 앞으로도 이 같은 물 수급의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세계인구가 70억을 넘어선 건 지난 2011년이다. 1927년 세계인구가 약 20억이었으니, 84년 만에 약 3.5배나 증가한 셈이다. 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도시화, 산업화를 촉진한다. 그리고 물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를 불러온다. 지구촌 곳곳에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물을 확보키 위한 갈등과 분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물 부족에 대한 우려와 갈수록 심화되는 환경오염 등으로 물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물 산업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세기 말부터다. 인구증가, 산업화 등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동은 물 시장의 변동을 초래하고 물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물 산업은 상하수도와 병물 시장, 산업용수 및 설비시장, 물 관련 재해 방지산업, 용수 재이용사업, 대체 수자원 개발사업, 물 처리 화학약품 사업 등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의 물 산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홍수에 대한 대응, 삶의 질 개선 등을 두루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세계 물 시장의 규모는 556조(5568억달러)에 이른다. 매년 3.9%씩 성장 중이다(GWI 발표). 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물 산업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일본, 중국, 프랑스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 물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안정된 물 자원 확보와 물 수급 불균형 해소를 주요 정책과제로 정하고,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에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물 관리와 물 시장 등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새로운 물 공급, 관리 체계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물 관리를 실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지적인 가뭄이나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선진 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ICT를 활용해 '원수에서 수도꼭지까지' 물 공급의 전 과정에 걸쳐 수량과 수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물 문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 물 순환체계 全과정을 포괄하는 '통합물관리'로 확장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물 관련 기술 다변화 및 국제간 협력 등 국제사회 공동 파트너 십도 구축해야 한다.

물은 인간생존에 절대적 필수요소로 건강권과 생존권의 가장 기본이 된다. 그리고 물 산업은 어느 분야 못지않게 주요한 미래성장 동력이다. 강원지역 등의 가뭄극복을 위한 범국민적 마음 모으기와 더불어, '내일의 물'을 위한 많은 분들의 크고 따뜻한 관심을 기대한다.

최용만 K-water 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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