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렇듯 민 의원에게 높은 기대를 보이는 것은 그녀가 지닌 강점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유성지역의 국회의원이 지니는 의미가 매우 중대한 이유다. 유성은 야권의 세(勢)가 강한 곳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며, 18대 대선에서도 유성만큼은 당시 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표에 대한 지지가 박 대통령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원 4석은 모두 야당이 차지가 됐다. 새누리당에게 어려운 지역이고 가혹한 곳이라는 얘기다. 이 가운데 선거구 조정으로 국회의원 의석수 한 곳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대전의 정치구도를 결정짓는 의미가 가중됐다.
이런 곳에 민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녀를 만나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편집자 주>
-국회에 입성한 지 4년차다. 그간의 소회부터 말해달라.
▲국회를 부정적이고 맨날 싸우기만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국회에 들어간 뒤에는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처음에는 연구와 정치는 다른데, 어떻게 하느냐란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의 목적이 국민을 위해, 국가가 지속가능한 발전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점에서 대상만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인 출신으로 갔기에 기술자체에 대한 주목과 산업이용이라는 한정된 부분만 아닌 사람과 안전, 과학기술을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를 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때의 초심을 잊지않고 초지일관(初志一貫)하는 마음자세로 임하고 있다.
-과학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정치인 하면 불성실하고 싸우고 비리가 많고 인식이 있는데, 과학자라고 하면 아직까진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다. 저는 과학자로서 국회에서 정치를 한다면 과학자의 정치이기에 신뢰를 받는 정치를 하고 싶었다. 또 여성정치인이자 여성과학자로서의 의미를 살려 보다 깨끗한 정치인이 되고자 하고 있다.
-비례대표와 당협위원장을 겸하고 있는데.
▲비례대표는 직능 분야를 대표해서 국회에 들어가 정책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때문에 처음 국회에 갔을 때는 과학기술계를 위한 일들을 주로 해왔다. 유성구 당협위원장은 유성지역의 발전과 유성구민을 위해 일해야한다. 직능대표와 당협 등 두 가지 일을 다 해야되기에 도리어 가정에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하는 일이 과거에 비해 적어지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유성은 출연연 등 연구단지가 있는 상징성으로 보면 저한테 가장 잘맞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 지역민과 과학자, 지역민의 생활에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계) 비례대표로서 당협도 맡아 지역을 위한 역할을 하는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 국민과 주민을 위해 폭넓게 일하는데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유성의 현안을 꼽자면?
▲유성에서 가장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우선, 도시철도 2호선 관련해 트램을 하느냐, 자기부상 열차를 하느냐는 얘기가 있다. 또 복합터미널 문제도 있다. 사이언스 콤플렉스처럼 과학이면서 유성구민들과 관계된 부분들이 현안 사안으로 올라와 있다. 어느정도 해결은 했지만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도 있다. 제가 국회에 가기 전에는 과학벨트의 부지매입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국회에 들어간 뒤에 국회와 당 지도부, 청와대에 이 사업은 부지매입비를 빨리 반영해야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가 예결위원으로 있으면서 1000억원을 시작으로 (예산을) 반영했다. 전체 2400여억원 중에 2169억원이 유성에 반영·편성됐는데 앞으로도 이 현안을 관심있게 집중해서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는 전체적으로 다른 지역에 열심히 하는 의원이나 지자체에 쏠려있지 대전을 특별히 봐주지 않는다. 이 현안의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 계속 얘기할 생각이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또 국비를 가지고 왔다해서 될 일이 아니라, 집행하려면 지자체, 중앙정부가 함께 해야되는 부분이 있다. 이를 위해 여야를 떠나,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초당적으로 해야된다.
-선거구 조정 문제도 현안인데, 선관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석패율제 도입 등에 대한 생각은?
▲당 혁신위에서 활동하면서도 석패율제 관련 부분 등이 나왔었는데, 특정 지역에 편중적으로 정책이나 예산이 가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얘기됐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석패율제를 통해 국가가 지역이기주의를 떠나 국가전체를 위한 결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다만, 모든 일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지역 발전에 어려움도 있을 수 있기에 좀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대한 생각은?
▲창조경제의 시작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미래발전을 위해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창조경제를 두고 무슨 성과를 냈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많이 얘기한다. 과거 50~60년 동안 외국의 기술을 빠르게 습득, 축약형의 일들을 하면서 경제성장도 됐지만, 인력 양성이나 제도가 모두 축약형에 맞춰져 있었다. 이제는 어느정도 성장한 만큼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데, 제도는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결과만 내놓으라 한다.저는 항상 두가지 투 트랙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나는 창조경제를 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하는 제도 개선, 어떤 연구 가제를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와 지금 바로해야될 것은 그것대로 진행하는 방식이 같이 가야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래걸리고 먼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인지는 하면서도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다해서 바로 바꾸려하는 것은 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원내부대표단에 포함됐다.
▲원내부대표로서 의원들 간 소통문제도 장점이 있겠지만 특히,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원내 지도부에 얘기했을 때 그 의미나 정책반영의 확률이 저 커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자를 비롯한 연구단지, 유성의 발전을 위한 일에 더 노력하고 정책에 반영되는데 좋은 기회인 만큼 열심히할 생각이다.
-충청권 의원으로서 이완구 총리에 대한 기대점은?
▲직접 본 것은 이완구 총리가 원내대표하시면서 일하신 것을 처음이지만, 그 전에 충남지사와 국회의원, 마지막으로 원내대표하면서 세월호 국면을 야당하고 잘 협상해서 이끌어 낸 부분을 본다면 그분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또 충청권에 오랜만에 총리가 나온 것에 많은 충청권민들이 기대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총리께서 그런 마음을 잘 읽어서 소통과 화합의 역할을 하시리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성구민에 한마디.
▲제가 유성을 위해 잘 할 수 있는게 뭔가 고민하다보니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성은 과학의 도시, 교육의 도시, 국방·문화 등 여러가지 좋은 인프라가 있음에도 그게 잘 조화롭게 이어져서 시너지를 내는 것은 못 본 것 같다.
일례로 제가 1991년에 대전에 내려왔을 때 유성온천이 전국적으로 유명했고,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일본인들은 신라의 경주보다 백제시대의 공주를 더 친근감있고 오고싶어한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볼 수가 없다. 또 중국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하지만 왜 대전을 오지 않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빌바오처럼 유성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류를 얘기하는데, 서울에서 화장품을 사고 연예인을 보고가는 것이 아닌 우리의 역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또 여성 정치인이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는데 적합하다는 관점에서 깨끗하고 진실한 정치를 하는 동시에 일을 열심히해 유성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대담=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정리=강우성·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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