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길상 산흥초 교장 |
필자는 봄 맞이 숲을 거닐다 문득 “나의 행복을 계량할 수 있다면,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에 잠기면서, 세 가지 물음을 권해 보고자 한다.
첫째,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인가?' 서경(書經)의 '상서(商書)'편 '일신(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하루를 새롭게 하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말이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자신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 등산으로 비유하자면 현재 서 있는 계곡이 어디인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정복하고자 하는 산에 대한 등반 계획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경영학의 대부라 일컫는 피터 드러커의 13살 때 일화다.
선생님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를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한다. 선생님은 웃으면서 “지금은 대답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50세가 되어도 대답하지 못한다면 문제란다. 인생을 낭비하며 산 셈이 되기 때문이다”라 했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점(點)들이 모여 선(線)을 이루고, 결국에는 면(面)이라는 자신만의 족적을 만들지 않던가. 자체 발광(自體 發光)하는 반딧불이처럼!
둘째, '지금의 일을 즐기며 사랑하는가?' 변화가 대세다. 그 속도와 깊이, 심지어 넓이도 따라 잡기 힘들다.
힘든 세상, 어떻게 일을 대해야 할까? 논어(語)의 '옹야(雍也)'편, '지지자(知之者)는 불여(不如) 호지자(好之者)요. 호지자(好之者)는 불여(不如) 락지자(之者)라.'
즉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 했다.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는 백만장자들. 그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일까?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자신이 하는 일을 너무도 좋아해. 한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는데도 결코 엑설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작가 조정래는 “죽을 각오를 하고 일하라”라고 권한다. 그래야만 독자적 경지를 이룬 상태, 일가(一家)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자, 자신의 일에 빠져들자. 덤으로 즐거움이 따라 올 것이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신비의 에너지도 함께 솟아 날 테니까.
셋째, '행복을 파종하고 있는가?' 우리 앞에 어떤 환경이 놓이든지, 어떻게 반응할지는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행복은 선택이다. 그 어느 곳을 가도 '행복'은 팔지 않기 때문이다.
시인 정채봉은 풍선이란 시에서, '불어야 커진다/ 그러나 그만/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옆 사람보다 조금 더 키우려다가/ 아예 터져서/ 아무 것도 없이 된 신세들을 보라'하였다.
자족(自足)은 만족(滿足)으로 가는 길! 행복한 농부는 오늘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구부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 언젠가 발아 되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영혼을 일깨우는 행복의 열매로 다가올 큰 기쁨을 확신하기에!
만개한 복수초! 그 스스로가 주인이다. 그리고 삶을 즐긴다. 마치 오늘이 남은 인생의 첫 날처럼! 영원한 행복을 염원하면서….
전길상 산흥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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