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대청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
춘곤증은 질환이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우리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춘곤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계절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에도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봄은 겨울보다 밤의 길이가 짧고 낮이 길다. 그러다 보니 수면시간은 줄고 야외활동은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기온이 올라 우리 몸의 피부 온도도 상승, 혈액 순환량이 늘어난다.
신진대사 역시 활발해져 겨울보다 비타민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의 필요량이 늘어난다. 그렇지만 겨울을 보내는 동안 영양분을 많이 소모한 탓에 비타민 결핍이 생기기 쉽다.
특히 겨우내 운동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이들에게는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춘곤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른한 피로감과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이다. 춘곤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고 직장에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해 긴장한 근육을 푼다. 점심식사 후에는 곧바로 의자에 앉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한다.
봄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왕성해져 비타민 소모량이 3~5배까지 증가한다. 쌀밥보다 현미와 보리, 콩, 팥을 넣은 잡곡밥을 먹어 비타민 B를 보충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C를 채운다.
특히 냉이와 달래, 쑥갓, 미나리, 씀바귀와 같은 제철나물은 영양도 좋을 뿐 아니라 입맛을 돋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때 많이 먹는 습관도 춘곤증을 심하게 하므로 간단하게라도 아침식사를 하는 게 좋다.
평소 무리하지 않는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면 식사 후 2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춘곤증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겠다며 휴일에 잠만 자는 것도 금물이다. 오히려 다음날 더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졸음이 더 쏟아질 수 있으므로 과음을 삼간다. 무리한 업무와 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므로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한다.
그렇다고 봄철 피로를 무조건 춘곤증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유지했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다른 신체적 질환이나 정신적 이상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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