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에게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 가속화 여부와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창출 가능성을 재단하는 무대인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총선에서 승리치 못한다면 자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의 시·도정 운영에 제동이 불가피하고 대선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이런 가운데 선거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이 총선에서도 승패의 향배를 가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에게 놓여진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 모두를 야당에 내어준데다가 과거 한나라당 시절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박근혜 대통령같이 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부재한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에 지역 출신들이 적지 않지만 이들도 총선에서는 선수로 뛰어야하는 만큼, 총선 전반을 책임질 인사로는 적절치 않다.
이 때문에 자격논란 등 여러가지 의혹에 당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음에도 당이 표결로 이완구 총리 인준을 밀어붙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충청권 전체를 뒤흔들 인물이 없는 만큼, 충청민심의 기저에 지역 대표주자를 통한 친(親)여당 정서를 사전에 깔아놓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또 선거구 조정 등에 충청권 의석수의 증가가 전망돼, 새누리당으로서는 선거전 전체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충청권 의석수를 최대한 확보해야되는 목표도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국회의원과 참신한 인물 또는 인지도를 갖춘 후보를 한 패키지로 묶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만 아니라 한 생활권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연예인 출신 등의 새로운 후보들을 발굴, 경쟁력 제고 및 표의 확장력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당 지도부가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배경 역시, 이를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냐는 게 당 안팎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여당에 비해 부족한 현역 국회의원의 이점 극대화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세를 띠어온 충청권 민심을 어떻게 공략해야되는가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주목한 것은 자당 광역단체장의 지지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등의 지지율은 당과는 다르게 해당 지역민들로부터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또 당 내부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중에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패 여부를 떠나 '안 지사와 함께하는'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상당한 표심을 발휘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5일 세종에서 안 지사와의 만나 총선에서의 지원군 역할을 주문한 것도 그 맥락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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