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의 기준은 모두의 생각으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안전의 기준은 모두의 생각으로

류봉희 논산소방서장

  • 승인 2015-03-08 12:57
  • 신문게재 2015-03-09 18면
  • 류봉희 논산소방서장류봉희 논산소방서장
▲류봉희 논산소방서장
▲류봉희 논산소방서장
신문고는 조선 태종 1년(1401년) 백성들의 억울한 일을 직접 해결할 목적으로 대궐 밖 문루(門樓) 위에 달았던 북이다.

백성들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옛 지도층의 생각을 이어 받아 오늘날에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부에서 국민신문고를 운영 중이며 많은 국민들이 이 제도를 알고 있고 또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민안전처에서 안전신문고를 신설해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아직 대다수의 국민들이 알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안전을 위한 정부의 시책이 4개월 만에 명확한 성과를 내거나 국민들에게 알려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안전'이란 것은 공기처럼 안전한 상태에 있을 때는 느끼기 어려우며 다른 사회 이슈에 묻혀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최초의 신문고가 신분이나 사회제도로 인하여 억울함을 당한 백성의 목소리를 왕이 직접 듣기 위함이라면 현재의 신문고는 시간과 절차의 간소화를 통해 국민의 생각을 정부가 좀 더 빠르게 듣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신문고는 단순히 국민신문고의 한 부분을 나누어 세분화 시킨 제도일까? 만약 이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새로운 시책을 운영하거나 또한 국민들이 인식한다면 그것은 바른 방향은 아닐 것이다.

'안전'은 특별한 상황이나 장소 또는 시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국민의 생명, 재산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최근에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크고 작은 사고의 공통점 중 한 가지는 사고 발생 전 특별한 징후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연 재난처럼 기상상태나 어떠한 현상의 관측 없이 일상생활 중 발생한 인재로 인해 많은 생명과 재산을 잃은 것이다. 또 큰 재난 이후에 그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법적 체계와 사회적 제도의 보완이 이루어진 것도 공통점이다.

이러한 변화로 국민안전처가 신설되어 몇 개의 국가안전기능이 통합되고, '소방안전관리보조자', '소방시설의 점검' 등 소방 관련법 또한 강화되어 시행되었다.

이렇듯 항상 사고나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한 법이 생겨난다. 물론 '법은 최소한이다'라는 말처럼 국민에게 제약이나 규제가 될 수 있는 법적 제도는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최소한의 범위에 규정되어야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안전에 있어서 이 말은 예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기준을 정함에 있어 안전만큼은 그 최대한도를 정해놓고 오랜 시간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때 그 규정을 줄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시행된 안전신문고를 통하여 한명의 국민이라도 우리 생활 주변의 위험을 말한다면 모든 국민에게 그것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정부 당국은 접근 해야 한다.

또한 이 제도를 사용하는 국민들도 나에게 위험한지 보다 누구에게 위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우리 주변의 위험을 적극적으로 확인해 안전에 있어서는 조금의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안전은 이제 더 이상 특수성이 아닌 국민 누구나 생각하는 보편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 법'이 내용에 있어 여러 문제로 각계각층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회의 기반인 법적테두리는 명확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것이라면 더 말해 무엇할까? 모쪼록 안전신문고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건의 사항은 명확하고 빈틈없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전신문고는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많은 국민들이 생활하며 한번쯤 우리 주변의 위험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생활이 더욱 안전해지는 그런 선순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류봉희 논산소방서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