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필수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
80년대에는 문화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시도가 있었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SF영화 '터미네이터'에 대한 충격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같은 시기에 상영된 '백투더 퓨쳐' 또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영화에서 '미래로 향하는 시계'는 2015년을 가리켰고 지금이 바로 2015년이다.
영화 속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벽걸이 TV와 태블릿 PC, 지문인식 도어록 등은 대부분 현실로 실현됐다.
그럼 30년 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은 어떨까. 먼저 통일된 대한민국에서 북한의 첫 자유선거를 우리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도 전자투표 등 첨단 시스템으로.
미래의 첨단 시스템을 언급하기 전에 우리 선관위의 투표방법의 변천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먼저 투표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평가받는 현재의 사전투표제도 전에는 부재자투표 제도가 있었다.
1960년 제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부재자우편투표제도'를 최초로 실시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곳에서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한 뒤 이를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에 우편으로 보내는 제도였다. 2002년에 실시된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을 뽑는 '1인 1표제'에서 광역 비례의원을 뽑는 '1인 2표제'가 시행됐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는 외국인 투표가 도입됐다.
이후 선관위는 선거인의 투표편의 향상에도 힘을 기울여 2008년에는 중앙선관위가 아예 유권자를 '모셔오는'서비스를 개시했다. 그 결과 선관위는 19대 총선에서는 989곳의 읍·면·동에 차량 1336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2012년에 실시된 총선과 대선에서는 국외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재외국민 투표와 배를 타고 먼 바다에 나가 있는 선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상투표제도를 실시했다. 아울러 올해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최초로 실시한다.
30년 뒤인 2045년에는 이미 첨단 전자투표(소위 유비쿼터스 전자투표)가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보는 투표방법으로 보편화돼 있을 것이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자투표제도(터치스크린 등 정보시스템)의 도입에 적극적이다.
2005년 전자투표 초기 시스템을 개발한 후 각종 민간선거에서부터 그 적용을 확대해 오고 있다. 선거인은 본 시스템에서 본인여부 확인 절치를 거친 후, 교부받은 스마트 카드(smart card)를 이용해 전자투표기에 손으로 터치(touch)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마감 후에는 저장된 데이터가 중앙집계시스템에 연결돼 집계가 된다. 투표결과는 전자투표장치에 저장하는 것 외에 종이에도 기억되어 보관된다. 현재 초중고 및 대학의 학생회장 선거, 노동조합의 임원선거 등 각종 기관·단체의 임원선거 및 각종 단체의 의사결정 투표에 전자투표가 일부 시행 중에 있다.
모바일(휴대폰)을 이용한 온라인 투표는 2013년 대전에서 전국(세계) 최초로 실시됐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휴대폰을 이용해 아파트 동 대표를 빠르고 편리하게 뽑은 것이다. 효과는 투표율에서 나타났다. 총 투표율이 55.7%에 이르러 직전 선거에서 보다 무려 38.2%나 상승한 것이다. 온라인투표서비스 저변확대 가능성에 대해 다시한번 확인해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비록 현재는 외부 해킹 등으로 인한 선거결과 조작과 사전유출에 대한 염려, 계층 간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 문제 등으로 공직선거로까지 확대시행에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지만, 미래의 통일 대한민국에서는 첨단 전자투표제도가 보편화 될 것이 분명하다. 전자투표는 통일 후 첫 선거에서 남북통일의 정치적 통합의 완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다. 그리고 과정에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비용의 절감, 투표 및 개표의 신속성과 정확성은 첨단 전자투표의 필요성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다.
30년 뒤 내 손자는 영화 속 '백투더 퓨쳐'보다 더 멋진 정보화 기술로 통일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다. 통일은 대박이다. 전자투표도 대박이다.
배필수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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