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자기심리학적 해석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여론광장]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자기심리학적 해석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3-03 13:59
  • 신문게재 2015-03-04 19면
  •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 소장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부모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적 접근으로 얻을 수 있는 대답은 조망하는 측면에 따라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보다는 부모자녀 관계의 특성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부모에 대한 해석의 기초가 될 것이다. 자녀가 영아기에 있을 때 부모는 양육적인 보살핌과 물질적, 사회적 보살핌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보살핌은 대인관계의 기초가 되는 시각적, 신체적 접촉, 마주보고 웃기, 옹알이 받아주기 등을 말하는 것으로써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녀는 자기 이외의 세계와 관계를 맺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자기심리학에 있어서 영아기는 자기애적 평정상태를 획득하는 단계이다. 이 때는 엄마가 가진 작은 결함일지라도 영아의 자기애적 상태를 방해한다. 그럴지라도 엄마가 영아의 욕구에 계속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면 아이의 자기애적 상태는 회복을 하고, 그 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외상을 막아준다.

2~3세가 되는 자녀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영아기와는 매우 다른 변화를 보인다. 호기심의 급격한 발달과 신체 행동 능력의 발달은 부모에게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부모는 유아가 외부세계의 호기심을 충족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외부세계에 대한 이해가 건강하게 발전하도록 지원을 해 주어야 한다. 자기심리학에서 어머니-유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최적의 좌절'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적의 좌절은 아이가 완벽하지 않은 부모의 모습 때문에 좌절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그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해 응집적 자기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엄마의 반응이 공감적이지 못하거나 신뢰할 수 없을 때, 유아는 자기애적 구성물에 집중되었던 리비도를 철수시키는 과정에 방해를 받게 되고, 변형적 내재화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정신은 과대자기, 즉 절대적이며 완전한 원상에 계속 집착하게 되고, 심리구조로서의 자기를 형성시키지 못한다.

아동기에는 행동과 정서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정서와 그에 따른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만일 부모가 정서 표현을 제한하거나, 나아가 특정 정서의 발생을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하거나, 특정 정서만을 인지하고 표현하도록 강요하게 되면 자녀는 정서적 발달에 심각한 훼손을 가질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정서 경험에 대해 나눔으로써 정서 경험에 대한 자녀의 이해를 돕고, 적절한 방법으로 그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청소년기에는 정서적 지원의 대상을 부모로부터 친구에게로 옮기기 시작한다. 정서적 지원이 부족한 부모자녀 관계일수록 그 시기와 속도는 더 빠르다. 이 시기에 어떤 면에서는 부모의 영향력보다 친구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독립적인 사고와 정보처리 능력이 발달함으로써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해 정보를 취득하는 방법도 부모의 일방적인 제공에서 다양한 경로로 바뀐다. 자녀는 친구, 선배, 교사, 메스컴, 서적 등을 통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한다. 이 시기에 부모들은 자녀가 정서적 지원체계를 다양화시키는 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며, 다양화된 관계들을 통해 경험하는 정서체계에 대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심리학적 관점에서 부모는 1차적인 자기대상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부모로부터의 돌봄이 부족함을 경험한 사람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는 아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부모를 통한 자기대상 경험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뜻한다. 부모를 통한 자기대상 경험 중에서 심각하게 훼손된 부분은 존경자기대상 경험의 불충분이다. 존경자기대상 경험은 주로 아버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유아기 및 아동기에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버지와의 친밀한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거나 부모를 통한 자기대상 경험이 불충분할 경우,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대상 경험을 찾아 방황하게 된다.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센터 연구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