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대전경찰청과 대전시, 시교육청은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지난 1월 중순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어린이집 1697곳과 유치원 266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나, 적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각 기관이 아동학대 특별점검 매뉴얼에 따라 CCTV 확인, 원장 면담 등을 한 달간 벌였던 것에 비하면 미흡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기관 간 협의 문제로 전수조사를 당초 기간보다 늦게 시작해서 지난달 23일에 모두 완료가 됐다”면서 “하지만 특별한 아동학대 사례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충남경찰청은 같은 기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아동학대 혐의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꼬집거나 폭행하는 식으로 학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도 전수조사에 의한 적발 실적은 초라하다.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5만 2578곳 중 5만1286곳(97.5%)을 전수조사했지만, 실제로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진 곳은 강원도에 있는 어린이집 2곳뿐인 셈이다.
경찰은 전수조사에 투입된 인력이 적고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보육시설의 경우 소속 교사들에 대한 질의조사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신고를 통해선 총 190명(171건)을 검거하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 이중 보육시설은 어린이집 51명(36곳), 유치원 10명(6곳) 등 총 61명(42곳)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보육시설 운영자에게 경각심을 주는 등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는 반응이다.
김미애 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조사 기간이 짧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그러나 원장들의 자세가 달라지고 보육환경에 대한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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