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고른 예매율 '가족코미디'
전작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도 지난 2011년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개봉, 연휴 가족단위 관객들을 모으며 누적관객 수 470만명을 기록했었다. 이번 2편 역시 20대부터 40대까지 고른 예매율을 보이고 있어 설연휴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이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편에 출연했던 김명민과 오달수가 더욱 단단해진 찰떡호흡을 과시하는 가운데 특히 김명민의 허당 연기가 돋보인다. 그동안 이순신, 오케스트라 지휘자, 의사, 드라마 제작자까지 주로 완벽주의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왔기에 김명민의 허당 연기는 반전 매력이 되고 있다.
전편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영화의 스케일도 더 커졌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볼거리 덕분에 영화적 만듦새는 훨씬 나아졌지만 1편의 신선함이 줄어들었고 흐름이 다소 늘어진다는 평도 있다. 12세 관람가.
화끈한 스파이액션… 19세이상 관람가
실패자, 일명 '루저'로 바닥 인생을 살아가던 청년(태런 애거튼)이 전설적 베테랑 요원(콜린 퍼스)에게 전격 스카우트된 후, 극한의 훈련과정을 거치며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과 맞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시사회 이후 쏟아진 호평과 관객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명배우 콜린 퍼스와 신예 태론 에거튼의 조화가 일품이며 악역으로 나오는 사무엘.L.잭슨의 연기도 매우 좋다는 반응이다.
속도감 있고 신선하면서도 현란한 액션으로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시대가 온다'는 홍보 문구가 무색하지 않다는 평이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한국영화 '올드보이'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콜린 퍼스가 3분 44초간 한 번도 쉬지 않고 액션을 펼치는 장면은, 복도에서 장도리를 들고 싸우는 올드보이 속 '장도리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매튜 본 감독은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등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인물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어서 온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7080 음악감상실' 추억으로 여행
1970년대 주옥같은 명곡과 가슴 시린 첫사랑의 추억을 느껴볼만하다. 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가 가상의 인물이자 영화 속 주인공인 오근태 역과 민자영 역의 청년과 중년 시절을 맡았다. 조영남 역에 김인권, 윤형주 역에 강하늘, 송창식 역에 조복래까지 실존 인물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과시하는 연기도 볼만하다. 강하늘 등 대부분 배역이 실제 연주와 노래를 겸해야 했기 때문에 3개월간 불철주야 기타와 노래 연습을 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김현석 감독이 “쎄시봉의 주인공은 노래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영화 속 명곡들이 영화의 흐름과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조영남의 '딜라일라'를 비롯해 이장희의 '그건 너',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까지 추억의 명곡들이 장면, 장면마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재미가 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웨딩 케이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라라라(조개 껍질 묶어)' 등 '쎄시봉'에 삽입된 곡은 총 27곡으로 영화음악 저작권료만 6억원, 전체 제작비의 약 10% 가량을 사용했다.
조니 뎁의 만점매력… 스토리는 글쎄
전세계 미술 수집가들이 노리는 꿈의 작품, 세상에 단 한번도 공개된 적 없는 고야의 명작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감쪽같이 사라진다. 예술작품 딜러이자 미술광인 모데카이(조니 뎁)는 한때 잘 나가는 영국 귀족이었으나 현재는 재정난으로 파산 직전에 대저택마저 잃을 위기에 놓여있다. 때마침 대학동창이자 MI5 요원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로부터 복원가를 죽인 범인과 사라진 그림을 찾아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모데카이는 충성스런 하인 '조크'와 그림의 행적을 따라가던 중 그 속에 나치의 비밀 계좌번호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고, 러시아 집권층은 물론 이슬람 테러리스트, 중국 마피아, 예술품 밀매업자, 미국 최고의 억만장자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의외의 인물인 모데카이의 부인 '조한나'(기네스 팰트로)가 이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배우들의 매력이 돋보이지만 스토리 구성과 전개는 다소 아쉽다. 15세 관람가.
2차 세계대전, 숨겨진 영웅의 실화
24시간마다 바뀌는 해독불가 암호를 풀고 1400만 명의 목숨을 구한 천재 수학자의 이야기다. 매 순간 3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처한 제 2차 세계대전. 절대 해독이 불가능한 암호 '에니그마'로 인해 연합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결국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기밀 프로젝트 암호 해독팀을 가동한다.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암호 해독을 위한 특별한 기계를 발명하지만 24시간마다 바뀌는 완벽한 암호 체계 때문에 번번히 좌절하고 마는데….
앨런 튜링은 천재수학자이자 암호해독가, 세계 최초로 컴퓨터를 고안해낸 발명가, 인공지능의 창시자 등 화려한 업적을 보이고 있지만 그 뒷면에는 거세당한 동성애자, 반쯤 베어 물은 독사과의 주인공이라는 비극적인 운명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영국 정부가 튜링의 성적 취향을 문제 삼아 약물투입을 통한 화학적 거세를 강제했기 때문이다. 튜링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2년 뒤 청산가리를 묻힌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천재적이면서도 괴짜와 같았던 튜링의 모습과 성격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매우 실감나게 연기했다는 평이다. 본인이 직접 각본을 보고 캐스팅을 요청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15세 관람가.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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