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반 의무적으로 할당되는 설문지가 많고, 내용도 광범위 하다 보니 분석결과에서 도출된 문제점이 다문화가정에 다가가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프렌즈기자단이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직접 설문지를 만들고, 베트남·일본어로 번역한 후 1대1로 대면조사를 실시해, 실질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문항만 넣어 대상자들에게 설문에 집중토록 했다.
또한 어려운 용어는 직접 설명하며 이해도를 높였고, 정부와 산하단체가 물어보기 어려운 성적인 문제도 거론했다. 따라서 조사의 신뢰도는 높다. 이 결과는 아산시가 다문화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스스로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충남 최초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의미가 크다.
▲ 다문화 여성 자조 모임 |
아산시 결혼이주여성들의 실태조사를 통해 아산시 다문화정책 및 사업 추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그동안 여러 기관에서 조사된 자료와 비교한 후 상의한 점을 찾아 새로운 정책 자료로 제시하기 위해 실시했다. 누구의 경제적 도움 없이 프렌즈기자단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우선 베트남여성과 일본여성들로 국한하고 차이를 분석했다.
조사항목은 소득, 생활비를 제외한 용돈, 남편과의 연령차이, 현재의 삶의 만족도, 결혼생활만족도, 남편과의 성관계 만족도, 성관계 거부시 남편의 행동, 모국 송금 금액, 모국 방문횟수 등 총 14문항으로 구성했다. 대상자의 설문지 집중도를 높여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꼭 알아보고자 하는 문항만 물어봤다.
▲조사대상 및 방식
조사대상은 일본결혼이주여성 43명,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57명 등 총 100명이며, 대면조사로 진행됐다. 아산시다문화가정지원센터 이용자 및 주변 대상자로 표본을 설정했으며, 설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이용자와 비이용자를 구분해서 받았다. 충남 다울림 자료에 따르면 아산시 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는 총 2242명(2014.1.1 기준)이며, 이중 베트남 419명, 일본 98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베트남 여성은 12.9%, 일본여성은 43.5%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다. 따라서 대표성에는 문제가 없다. 지난 1월 한달간 조사를 했으며, 분석은 spss 통계프로그램을 이용해 빈도분석 및 교차분석을 실시했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연령, 학력, 자녀수 등)=응답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36명으로 36%를 차지하고, 30대 24명(24%), 40대 25명(25%), 50대 이상 15명(15%)으로 나타났다. 남편과의 나이 차이를 살펴보면 5세이하 36%, 6~10세 16%, 11~15세 20%, 16~20세 21%, 21세 이상 7%로 나탔다.
국적별로 보면 일본여성은 5세 미만이 32명으로 74.4%인데 비해 베트남 여성은 5.2%에 불과했다. 베트남 여성 대부분은 11~20세의 차이가 났다. 이 조사 결과를 볼때 세대간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학력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이 44명으로 44%를 차지했고, 대학교 졸 이상 28%, 중졸 20%로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수는 1명이 38명으로 38%를 차지했고, 2명 32%, 3명 20%, 4명도 3%에 달했다. 국적별로 보면 베트남 여성은 자녀 1명이 35명(61%)인데 비해 일본은 3명(7%)에 불과했다. 일본여성 86%는 2~3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4명도 3명(7%)에 달했다. 종교적인 영향에 의해 자녀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조사대상 58명은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소득은 50만~100만원이 20명(34%)으로 가장 많았고, 100만~150만원 19명(32.7%), 50만원 미만 10명(17.2%) 순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소득을 보면 200만~300만원이 34명(34%), 150만~200만원 28%, 100만~150만원 12%순으로 조사됐으며, 모른다도 7%에 달했다. 10명 중 1명은 남편의 소득을 모르거나 10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저소득 계층을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용돈=조사대상 10명 중 1명은 생활비를 제외하면 용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달 용돈이 5만~10만원을 쓴다가 1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만~30만원 14%, 10만~15만원 13%로 뒤를 이었다. 적은 용돈 때문에 여가생활을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모국 송금=적은 용돈에 비해 고국으로 송금하는 비용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100명 중 54%는 1년에 100만원 이상 송금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어 10만원 이하 22%, 31만~50만원 10%, 11만~30만원 8%순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 보면 베트남 여성은 45.6%, 일본여성 55.8%가 1년에 100만원 이상 모국으로 송금했다. 직업에 따른 송금 금액이 상관관계가 있었다.
▲모국 방문 횟수=국적별로 살펴보면 베트남 여성의 경우 지금까지 1~2회 모국을 다녀왔다는 응답이 24명 42.1%로 가장 많았고, 한번도 가지 못했다 15명 26.3%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여성의 경우 모국을 가지 못했다고 응답한 설문지는 없었다. 따라서 결혼 후 단 한 번도 고향땅을 밟지 못한 이주여성들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삶·경혼생활 만족도=10명 중 2,5명은 삶의 만족도와 결혼생활 만족도가 불만을 나타냈다. 현재 삶에 대해 얼마나 만족한가의 질문에 25명(25%)은 약간 및 매우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보통이다 35%, 약간 만족 21%, 매우만족 19%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생활 만족도도 삶에 대한 만족도와 비슷하게 분석됐다.
▲성관계 만족도=남편과의 성 관계에 만족하는가의 질문에는 59%가 보통이라고 대답했고, 매우불만족 및 약간 불만족 15%, 약간 만족 및 만족이 26%를 차지했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베트남 여성이 매우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다소 높았지만 나머지 문항은 비슷했다.
▲성관계를 거부했을 때 남편의 행동=조사대상 13%는 남편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할 때 언어적, 신체적, 강제로 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적이 부문에서 노출을 꺼린 것을 감안하면, 13%대의 폭력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강제로 관계를 갖는다 6%, 언어폭력 4%, 신체적 폭력 3% 순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일본여성은 언어, 신체적 폭력이 많았고, 베트남 여성은 강제로 관계를 갖는다는 응답이 높았다. 87%는 이런 경험이 없다고 대답했다.
▲제언=조사결과 일본에서 시집온 이주여성과 베트남 이주여성 두 집단간의 뚜렷한 차이가 났다. 우선 나이 차이가 확실히 달랐고, 모국 방문횟수, 송금, 용돈, 만족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상충된 결과가 도출됐다. 따라서 일관되게 운영되어 온 다문화정책의 변화와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아산시에 많이 살고 있는 중국, 필리핀, 캄보디아 이주여성들의 실태조사를 통해 맞춤형 지원책이 폭 넓게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가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와, 측정오차, 표본수에 대한 신뢰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산시 거주자의 12~42%의 대상자를 감안하고, 1대1 대면조사를 한 것을 감안하면 신뢰성은 그 어느 조사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국적별 비교에서 자세한 수치를 언급하지 못한 이유는 이주여성들의 자존감 및 수치스러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최소한으로 게재했다.
조사자=아산다문화 프렌즈기자단, 통계 및 분석=아산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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