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린이집 양육, 정규교육과 연계해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어린이집 양육, 정규교육과 연계해야

박민자 대전 동구의원

  • 승인 2015-02-15 12:53
  • 신문게재 2015-02-16 18면
  • 박민자 대전 동구의원박민자 대전 동구의원
▲박민자 대전 동구의원
▲박민자 대전 동구의원
얼마전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폭행 사건이 있었다. 우리 대전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들은 진심어린 사과와 자정 노력을 약속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CCTV 설치와 처우 개선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부산을 떨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있다.

드라마 속의 어린이집은 천사 같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있는 포근한 곳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그런 모습에 매료되어 어린이집을 운영해 보기도 하였다. 최근 인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폭력 사건이 우리 사회를 다시 한 번 혼란에 빠뜨리고 말았다.

인천 어린이집 폭력 사건이 왜 일어났나. 어린이집 폭력 사태가 우리 사회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폭력 사태는 우리 미래 사회의 어두운 면이 어린이집에서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정확한 진단만이 우리에게 해답을 줄 것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이 모든 일이 전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것으로 호도되고 있는 것 같다. 저임금속에서도 묵묵히 일을 해 온 어린이집 교사의 축 처진 모습과 일부 원장들의 갑질 행위로 모든 원장들이 돈에 눈먼 사업가로 몰리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가 이건 아닙니다!”라고 외치고 싶다. 그러나 어린이집 폭행사건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이들을 더욱 어렵게 한다. 육아교육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울 뿐이다

무상교육 시대를 외치면서 어린이집을 유치원·초·중·고등학교로 대변되는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입하지 않고 민간인에게 전가한 국가의 책임은 없었는지 다시한번 돌아봐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여성의 사회 참여기회가 확대되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예전의 가족공동체가 핵가족시대로 급변하면서 아이들의 교육은 어린이집에서 대부분을 지탱했지만, 정부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사회적인 통념으로 변질되어 있는 것 같다.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되면 보조금을 주고 이에 대한 지도점검을 하지만 대부분은 회계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교육의 질과 교사의 수업 능력은 검증할수 있는 방법이 다소 부족하며 지도점검에 전문가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행정기관의 현실적 관심은 회계분야에 보다 많은 관심을 치중하다 보니 어린이집 교사들는 아이 돌봄보다는 서류작성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들이 일방적으로 어른들에게 당했다는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 폭력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진작 확인하지 못한 자책감에 힘들어 하고 있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부모로서 뿐 아니라,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왜 어린 아이에게 이토록 분노에 찬 폭력을 행사했을까. 왜 아이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였는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이번 사건으로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한 예방대책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교사의 처우개선과 CCTV 설치 및 철저한 지도점검으로 모든 폭력이 사라질 것처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분야별로 좀더 근본적이고 세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예를들어 대표적인 것이 화장실의 CCTV 음성화다.

아동 폭력에 대한 예방 대책과 법안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률만도 20건이 넘는다. 그 내용을 보면 CCTV 설치 의무화, 보육료 현실화, 보육교사 재교육과 처우 개선 등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내용들이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사회분위기로 당장 내일부터 전국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될 것 같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걸로 어린이집에서 폭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대안은 무엇일까. 어린이집 운영을 이젠 '양육'에서 '정규교육과정'으로의 편입을 제안하고 싶다. 내 아이를 잠시 맡기는 곳이 아니라,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입을 돕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지원되는 곳으로 말이다. 어린이집이 인성과 사회 예절, 책임을 가르치는 공교육을 담당하는 한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부모,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국가의 지원을 촉구해 본다.

박민자 대전 동구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