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지연, 혈연, 학연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에 너도나도 압력을 행사해 도저히 공정하게 국가대표 축구단을 운영할 수가 없었다. 결국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고, 대한민국은 히딩크 감독을 통해 온 국민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스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박지성도 탄생시켰다.
한나라 말 혼란기에 유비가 지략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말이 삼국지에 나온다. 자신보다 어린 제갈량에게 두 번이나 퇴자를 맞자 화가 난 관우와 장비가 극구 만류하는데도 유비는 혼자서 세 번째 제갈량을 찾아갔고, 이에 감동한 제갈량은 유비의 군사로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100만 대군을 격파하는 등 많은 전공을 세웠다.
대전이 발전하려면 대전지역 최고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머리를 맞대고 최고의 전략을 만들어 실행해야 하는데, 시작부터 반쪽이기 때문에 최고의 팀이 나올 수가 없다. 단체장의 공모가 형식적이 아니라면 공모자와 심사위원이 누구였는지도 공개해야 할 판이다.
이제 체육단체장의 자리는 아예 선거공신의 전유물이 된 것 같다. 대전시티즌의 경우 역대 사장이 한 명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갔다. 이것이 바로 선거공신 낙하산 사장의 한계다. 지방선거로 새 시장이 선출된 2002년과 2006년, 2010년, 그리고 2015년에 시티즌 사장은 모두 임기를 남겨두고 바뀌었다. 어쨌든 대전시티즌에 새로운 사장이 업무를 시작했다. 축구팀이 경기 중 잘 뛰는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무능하거나 정신 나간 감독이 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승격을 이루어냈고 조사결과 그 힘은 선수와 감독, 젊은 사장의 똑 부러진 구단경영이었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새로운 사장이 왔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저마다의 비전을 가지고 있겠지만, 또 얼마나 가겠나! 라는 생각도 안 해볼 수가 없다.
사장이 훌륭한 성과를 냈다면 계속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함께하는 응원을 통해 시민이 화합하고 승전보를 통해 대전의 자존심을 세우며 축구특별시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진정한 시민구단으로서의 역할과 모습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