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호남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줄곧 주장해 온 저속철 논란의 해소 방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초 코레일이 국토교통부에 KTX 호남선 열차 운행횟수와 정차 구간 등이 담긴 호남고속철도 종합운영계획 인가를 신청한 이후, 호남지역은 정치인을 동원해 서대전역 경유를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신설 호남고속철도를 이용하지 않고, 기존 서대전역을 경유하게 되면 통행시간이 40분 이상 길어짐에 따라, 고속철도로서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호남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오는 4월 개통 예정인 KTX 호남선이 승객이 가장 많은 서대전역을 거치지 않고, 광주와 여수로 직행하도록 결정을 내렸다. 철도 이용객들의 편의성과 수요(수익성) 원칙을 배제한 채, 고속철도 기능만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텅빈 고속철도 운행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은 “17조원에 달하는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는 코레일을 완전히 적자 늪에 빠트리는 정책 결정”이라며 국토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9일 코레일 및 호남선 철도 이용객 등에 따르면, 충남도는 최근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서대전~논산 구간 약 50㎞에 대한 직선화 계획을 반영해, 고속화를 추진해 줄 것을 정부와 코레일에 건의했다.
실제 이 구간은 급커브 구간이 무려 20여 곳에 달하고 있어, 고속열차도 시속 80㎞로 운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호남지역은 “운행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했다.
그러나 서대전~논산을 잇는 철로를 직선화하면 운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어, 호남선의 KTX 시간 지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구간은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이후 100년 가까이 선형개량이 이뤄지지 못했다. 산과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한 노선이 이어져 속도를 낼 수 없는 불량선형으로 장기간 방치됐다. 전문가들은 선형개량이 이뤄지면 운행시간이 25~30분 정도 단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충남도는 “KTX가 고속선이 아닌 서대전역을 거치는 기존노선을 이용해 운행해도 수도권과 광주를 오가는 두개 노선의 운행 시간차가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대전~논산 구간 개량사업과 관련, 철도 전문가들은 “이 구간은 만일 공사를 하게 될 경우 시설개량이 아닌 선형개량 방식으로 건설된다”면서 “향후 국토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서대전과 논산, 익산 간 굴곡노선을 직선화하는 선형개량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라며 “직선화가 되면 대전과 호남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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