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주 중 소폭의 개각과 함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특보단 구성 등의 인적쇄신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비박계(비 박근혜계)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원내 사령탑으로 당선되면서 인적 개편 구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게 청와대 주변의 전언이다.
유 원내대표는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서실장하고 비서관 몇 명 그것만 갖고 인적 쇄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강도 높은 인사혁신을 청와대에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를 조각수준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하지 않으면 당심과 민심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우리가 얘기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이는 원론적인 답변이긴 하지만, 청와대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 신임 원내지도부의 요구를 상당 부분 들어주기 위해 모종의 절차가 진행중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개각은 다음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인준절차가 마무리되면 할 가능성이 높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오는 13일 총리로 취임할 수 있어 설날연휴 이전에는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신임 총리가 해수부 장관 등에 대한 인사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책임 총리'라는 명분을 이 총리 후보자에게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개각 폭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측들이 혼재하고 있다.
공석인 해수부 장관만 임명할 것이라는 설에서부터 해수, 통일, 국토부 등 3개 부처만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 비서실장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으니까 오히려 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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