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서대전역 경유 확대' 정국뇌관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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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서대전역 경유 확대' 정국뇌관 점화

새누리 편의우선 '역할론' 새정치 상생측면 '이해론' 경유공감 불구 입장차 뚜렷… 추진위, 국토부 서명지 전달

  • 승인 2015-02-05 18:01
  • 신문게재 2015-02-06 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들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서대전역 경유 확대 염원이 담긴 대전시민 22만 명의 서명지를 국토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세종=이성희 기자 token77@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들이 5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서대전역 경유 확대 염원이 담긴 대전시민 22만 명의 서명지를 국토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세종=이성희 기자 token77@

호남고속철(KTX)의 서대전역 경유 문제가 정국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는 4월 개통을 앞두고 다음주 호남고속철의 운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대전시당과 국회의원들은 국토 균형발전과 이용객 편의 차원에서 서대전역 경유를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도 비슷한 입장이나 국토부에 노선 획정권한이 있다며 여당의 정치쟁점화를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은 같은당 소속의 호남권 광역단체장·국회의원들이 서대전역 경유에 결사 반대를 주장한데 이어 당 대표 주자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해 정치적 논란과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유는 공감·이유는 달라=새누리당 대전시당은 호남선 이용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서대전역 경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강창희 의원(대전 중구)을 비롯한 대전·충남 새누리당 의원 5명은 5일 공동성명을 통해 “호남권의 서대전역 경유를 허용치 말자는 주장은 수도권에서 충남 남부권을 찾는 주민과 논산훈련소·3군 본부를 찾는 주민의 수요를 입맛대로 재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은 지난 4일에도 1인 시위를 펼치며 “호남선 수요 중에 서대전역이 가장 높음에도 정차하지 않는 것은 누가봐도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편의성과 수익성을 위해서는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가 담보돼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대전역 미경유에 따른 코레일 운영 적자 및 이용객 부담 증가를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게 새누리당의 숙제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도 경유의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편의와 수요를 앞세우기보다는 상생 측면을 강조하면서 호남·충북의 이해를 구하는 양상이다.

박범계 시당위원장은 지난 2일 호남권 광역단체장들에게 발송한 상생 편지를 통해 “전부 아니면 패배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지양하고 양 지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노선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 역시 지난 4일 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지역적 갈등을 해결하고 교통수요와 대전시민의 소망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리당략 차원에서 정쟁화=그러나 여야는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 행동으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서대전 경유 문제가 내년 총선을 향한 여야의 주도권 다툼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에서다.

당장, 새누리당은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가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약인 동시에 관련 지역의 광역단체장이 모두 야당인 만큼, 야당이 풀어야할 문제라는 점을 강하게 추궁하고 있다. 대전시당 측이 논평 등을 통해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를 둘러싼 지역 갈등의 조정과 중재 적임자로 새정치연합을 적시한 것이 그 맥락이다.

물론, 전북도당 등이 경유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대전시당이나 국회의원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은 야당 측이 잃을 것이 더 크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새정치연합 대전시당은 호남·충북 대 대전 프레임이 고착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가 축소 또는 철회될 경우, 대전 홀대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려운 이유에서다. 문재인·박지원 등 당권주자들이 최근 경유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당시 시당 측에서는 당혹감이 적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대전시당이 지난 4일 논평에서 자당 당권주자들의 입장을 해명하기보다는 “노선 결정에 미치는 권한과 책임이 야당에 비해 클 것이 자명한데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충북도당과 호남권 시·도당들이 여야 구분없이 300명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 경유 철회론 확산을 꾀하고 있고 호남 광역·기초단체장들이 연일 반대 입장만을 내세우는 터라 사면초가에 놓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여야 대전시당 사무처장단 회동에서도 새누리당은 이제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새정치연합 측은 호남에 강한 대응이 아닌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한다는 시각 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대전지역 정치권과 시민·경제단체 인사로 구성된 호남고속철도(KTX) 서대전역 경유 추진위원회(위원장 정교순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는 5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역 경유를 확대하라”고 촉구한뒤, 정부세종청사로 이동해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확대 촉구 대전시민 22만명 서명지’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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