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방콕, 천사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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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방콕, 천사들의 도시

발길 머물면 역사 속, 물길 건너면 인생 속

  • 승인 2015-02-05 13:13
  • 신문게재 2015-02-06 14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오래된 사원 많은 구시가지와 관광지구 신시가지로 나뉜 곳
'살아있는 박물관' 무앙보란서 왕궁·탑 등 문화유산 감상
차오 프라야 강의 수상시장선 “깎아줄게” 한국말 흥정 재미


태국의 수도이자 관문이 되는 도시는 방콕이다. 방콕시내는 차오프라야 강(Chao Phrya River)과 남북을 가로지르는 철도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구분된다. 강과 철도 사이에 위치한 구시가지에는 대부분의 오래된 사원이 있다. 신시가지는 철도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구시가지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이곳에는 주요 상가와 관광 지구, 광대한 주거 지역이 펼쳐져 있다.

방콕은 공해와 지독한 교통체증, 매년 거듭되는 홍수에 시달리는 도시지만 느긋하게 거리의 소음에서 벗어나 도시에 위치한 400여 개의 사원(wat)을 찾아가거나 강을 오르내리는 택시(River Taxi)를 타고 도시의 정경을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태국의 관문도시로서 모든 중요한 성격들이 이 도시에 꼭 맞는 끄룽 텝(Krung Thep)이라는 별칭속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끄룽 텝은 '천사들의 도시'라는 뜻이며 방콕을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이다. 또한 이 끄룽 텝이라는 별칭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명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태국 국민들에게 방콕은 언제나 태국의 물리적인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상징적 중심지인 크룽 텝으로 통한다.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차를 타고 약 45분 정도(수쿰빗 구도로에서 30분)를 가면 사무트 프라캄에 위치한 야외 박물관 무앙보란(Muang Boran)을 볼 수 있다. 무앙보란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태국 수세기 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1963년 발굴돼 1972년 2월 11일에 오픈했다. 태국전도모양을 하고 있는 이곳은 각종 왕궁과 112개 이상의 사원(발굴중) 탑, 석주, 전통타이 가옥의 모형과 재건된 역사적인 유적지들을 볼 수 있는 역사 테마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암(태국의 옛 명칭)의 유산속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비유되는 고대도시인 무앙보란은 화려한 태국의 역사, 예술, 문화, 종교의 연속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태국의 뿌리가 이곳에 스며있으며 태국 전역에 자리 잡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의 문화들이 배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벽사원으로 이어지는 진한 흑빛을 하고 있는 차오 프라야 강(Chao Phrya River)의 곳곳에는 오래된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품들은 매우 다양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육류, 어패류, 수공예품 등 갖가지 물품들이 모두 있다. 수상시장은 물과 함께 살아가는 태국인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으며 싱싱한 과일과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다. 탁하고 흐린 물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영을 즐기는 어린아이와 빨래를 하는 아낙들은 우리의 60~70년에 많이 보던 낯익은 광경들이다. 또한 찾아오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 한국말로 장사꾼들과 가격을 흥정하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한강처럼 방콕의 젓줄이라고 불리는 차오 프라야강은 언제나 황토빛 색깔을 띠고 있으며 탁한 강물이 상류로부터 반입되어 메기나 잉어들이 살기에 적절한 환경이다.

왕궁은 태국인들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으로 1782년 라마 1세에 의하여 세워졌으며 이때 방콕으로 수도가 옮겨졌다. 이곳은 장엄하며 환상적인 장식으로 전통 타이 양식이 물씬 풍겨난다. 많은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됐으며 내부에 금박이 입혀진 거대한 불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높이 솟은 궁전과 누각, 사원들은 모두 금박 잎새, 자기, 유리로 찬란하게 장식되어 눈이 부시다. 이 궁전 주변에는 유럽풍의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태국이 근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이 왕궁에 실제로 왕은 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왕궁에서 짧은 치마나 반바지, 슬리퍼 차림은 피해야 하고 왕의 사진이나 왕을 모욕하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 만약 반바지를 입었을 경우 왕궁 앞에서 치마처럼 둘러서 가릴 수 있는 천 조각을 빌려서 입장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한국인 가이드가 동반할 수 없는 지역이라 혼자서 들어가거나 아니면 태국인 왕궁 가이드를 동반해야 한다. 사원과 왕궁을 중심으로한 관광 단지는 매일 오전 8시 30분에서 12시까지 오후 1시에서 3시 30분까지 개장된다. 또한 에메랄드 사원과 태국의 왕궁은 연결돼 있어 함께 관람이 가능하다.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가다 보면 방콕의 랜드마크(landmark)라고 할 수 있는 왓아론을 볼 수 있다. 왓아론은 새벽사원이라고 불리며 프라프랑이라 불리는 탑이 있다. 이 탑은 높이 79m로 도시에서 중요한 지리적 표지물 중의 하나며 이곳에 올라 내려다보는 경치가 대단히 아름답다. 특히 새벽 동틀 무렵이면 장관을 이루고 해질 무렵 첨탑에 박혀있는 자기가 반사되어 빛을 발할 때면 더욱 장관을 이룬다. 새벽사원은 강의 왼쪽에 있고 왓포(Wat Pho) 근처의 티티엔 부두에서 배를 타면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주의사항으로는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 할 수 없으며 반드시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한다. 특히 외국인을 상대로 소매치기나 범죄가 발생하므로 귀중품 보관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현지인들과 시비를 삼가해야 한다. 또 태국인은 머리에 손을 대는 것을 금기시 하며 국왕을 모시는 국가로 국기나 왕, 왕비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행위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차선도 반대이고 오토바이가 많은 관계로 도로를 횡단할 때에는 교통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제복도 입지 않고 신분증, 여권을 요구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해야 한다.

▲가는길=인천국제공항에서 방콕의 남쪽에 있는 사뭇쁘라깐 주 방플리 군에 위치한 수완나폼 국제공항까지 약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먹거리=길거리 음식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과일노점에서 파는 열대과일도 맛있다. 수산물도 저렴하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자료제공=에스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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