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혁 대전시 정책기획관 |
대체로 사람들은 삶의 궁극적 목적을 '행복'이라고 믿는다. 일상의 어떠한 행동이나 노력들도 결국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답할까? 아마도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요즘, 오히려 '행복'이 화두다. 국민행복시대, 행복경제, 행복권 등 행복에 관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본래 행복은 주관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주관적인 행복감을 계량적으로 수치화한 이른바 '행복지수'를 통해 국가간 도시간 비교하거나 정책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늘어가고 있다. 예컨대 2012년 영국의 신경제재단(NEF)가 151개 나라의 삶의 만족도와 기대수명, 환경오염 지표 등을 평가해 비교한 국가별 행복지수(HPI)에서 우리나라는 63위로 나타났다. 또한 2013년에 유엔(UN)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1인당 소득, 건강수명, 삶의 선택에 관한 자유 등에 기초한 국민행복도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50개 조사대상국 중 41위를 차지했다.
인간의 행복지수를 단순 공식화하면 행복지수=소득/욕망x100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개인의 행복감은 소득과 욕망의 상대적 크기에 의해 좌우된다. 소득이 많아지면 행복지수는 높아질 수 있지만 욕망이나 기대가 그보다 더 커진다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한편 영국의 오즈월드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감은 일생에 걸쳐 U곡선을 그린다고 한다. 행복감은 10대를 정점으로 내려가기 시작해서 40대에 바닥을 치고 50대부터 다시 올라가는 U자 형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행복감이 높아지는 주원인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포기'하는 게 많아지는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며칠 전 발표된 '2014 대전의 사회지표'에 의하면 대전시민이 느끼는 행복도는 전체적으로 보통수준으로 조사되었다. 연령대별로는 15세 이상 10대 청소년층과 60세이상 노년층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청소년의 경우는 여유시간이 없어서, 60세 이상은 여가생활 만족도가 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행복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담론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결론은 개인의 행복지수는 반드시 소득수준에 비례하지 않고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단지 높은 소득수준이 아니라 안정된 일자리, 건강한 생활환경, 견고한 사회안전망, 정감어린 사회공동체,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 등 여러 가지 사회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맛나게' 민선 6기 대전시정의 슬로건이다. 그리고 대전시는 2015년의 시정좌표를 '행복드림'으로 정했다.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행복을 드리고 꿈과 희망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소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는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경청), 진정성 넘치는 소통과 지역, 세대, 계층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신으로 진정 시민이 중심이 되는 성숙한 거버넌스로 나아가고자하는 시정의 기조이자 지향점이라 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민선 6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다. 마침 내달이면 대전시의 보통시민 500인으로 구성된 '시민행복위원회'도 출범한다. 일반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또 하나의 거버넌스 모델로서 주목된다. 아울러 모두의 기대 속에 그동안 수없이 고민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사업들이 하나하나 구체화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어 감으로써, 대전시정이 올해 진정으로 '행복한 시민 살맛나는 대전'을 만들어가는 실질적인 원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강혁 대전시 정책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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