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콤플렉스에 이어 국책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조성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미래부 약속'은 2013년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 미래부와 기초과학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체결한 과학벨트 거점지구 조성 및 대덕연구개발특구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에 근거를 뒀다.
협약서 2조에는 엑스포과학공원에 창조경제 핵심시설로 과학기술인과 대전시민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사이언스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대전시와 미래부가 공동의 역할과 의무가 명시돼 있다. 2500억 원이 드는 사이언스센터 조성을 위해 미래부 500억원, 대전시 민자유치 2000억 원 등이 부담하는 내용도 별도로 들어 있다.
4조에는 협약 목적 달성을 위해 대전시는 마케팅공사와 협의해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일부(26만㎡)를 기초과학연구원에 20년간 무상대부하며 기간 만료 시에는 동일 조건으로 사용기간 등을 연장한다고 명시했다.
사이언스센터 조성비 500억원을 받는 대신 기초과학연구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결국, 미래부 500억 원이 불발되면서 대전시와 마케팅공사, (주)신세계 컨소시엄은 반쪽짜리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시와 공사는 미래부의 약속을 믿고 6개월 가까이 기다렸지만, 미래부는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부지 무상 제공 불가론이 확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IBS 본원 건립은 과학벨트 핵심사업이자 엑스포재창조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2021년까지 모두 3268억 원을 들여 대전시가 제공한 부지에 건립하는 것으로, 과학벨트의 사령부격이다. 오는 4월 실시계획 승인에 이어 8월부터 철거공사를 시작해 11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사업 대폭 축소와 대기업의 유통상업시설 전락의 책임론이 불거진 만큼, 미래부가 무상으로 제공한 IBS 부지에 발을 디딜 경우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부 때문에 과학벨트 핵심사업인 IBS 본원 건립과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이 차질을 빚으면서 22년만에 성과를 눈앞에 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 전반이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용길 충남대 교수는 “미래부가 500억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의무 불이행으로 볼 수 있고, 이는 협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라며 “기초과학연구원 건립을 비롯한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사업 내용에 대해 재협의까지 한다”고 말했다.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우리와 IBS 사이에 토지 무상 사용 계약 절차가 남아 있다. 500억 원 해결 없이 토지 사용을 요구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래부와 과학기술인공제회가 많이 접근한 상태로, 이견 조율이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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