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대전중구선거관위원회 사무국장 |
오는 3월 11일은 전국적으로 또 하나의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농·수·축협·산림조합 등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다. 지난해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최초의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실시된다. 공공조합장선거는 지난 2005년부터 개별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여 실시되면서 고질적인 선거병폐가 많이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공직선거에 비해 선거인이 한정되어 있고 또 후보자와 선거인간의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는 특성상 돈 선거 등 선거병폐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선거의 병폐 중 가장 고질적이며 근절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돈 선거이다. 부정부패의 원흉이 바로 돈 선거인데, 돈 선거로 선거가 얼룩지면 나라든 단체든 조직이 부정부패로 이어지고 결국은 선량한 국민, 선량한 조합원이 피해를 보게 되고 궁극적으로 민주질서가 파괴된다.
공직선거법에서 벌칙 규정은 굉장히 엄중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후보자가 돈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을 보면 후보자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되는 듯하다. 특히, 조합장선거와 같이 후보자와 선거인간의 면식이 두터운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선거에서는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이번 선거에 출마를 준비 중인데 같이 얘기를 나누고 보니 돈을 쓰지 않고는 도저히 당선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과거에 그랬고 선거인 역시 당연시 여기며 후보자가 자기에게 무엇인가 성의 표시를 하지 않으면 나에게 서운한 것이 있나 생각하게 되고, 옛날의 이러한 구태의연한 관행이 아직도 한국 사회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잘못된 관행을 끝낼 때이다. 돈 선거가 재현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 시비와 더불어 공공조합의 심각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선거의 힘은 유권자의 힘이다.
바로 유권자는 당선자에게 직무의 권한과 정당성을 부여하고 당선자는 유권자가 실어준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공약을 힘차게 이행하며 가야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또 다음 선거에 자신이 이룩한 성과에 대하여 유권자로부터 심판을 받고 정책 순환형 선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게 바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인데 정책 선거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돈 선거가 판을 치면 당선자는 선거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려 할 것이고 결국 부정부패의 악순환이 이루어져 민주주의 질서가 파괴되고 선량한 유권자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혼란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나라와 조직단체가 건강하게 발전되고 국민과 조직원이 희망과 보람을 느끼고 살려면 돈이 아름답고 바르게 쓰여 져야 하는 것이다. 또 민주주의 꽃을 예쁘고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서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깨끗한 선거, 공명정대한 선거로 국가와 단체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탄탄하고 바른 사회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대한의 역량을 다하고자 한다. 공공조합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본연의 직무행위 등 내부질서를 적극 존중하면서도 의도적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할 계획이다.
따라서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민주주의 꽃이 예쁘고 아름답게 활짝 피우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조합장선거 후보자는 물론 선거인들도 적극 협조하여 조합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아무쪼록 이번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신뢰의 장이 되고 화합하는 보기 좋은 선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기 대전중구선거관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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