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의원이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통합을 해내려면 국무총리에 호남인사를 발탁했어야 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4개 시도당은 공동성명을 통해 "문 의원이 충청민을 무시하는 망발을 내뱉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부산 사상)이 충청권 출신인 이완구 의원(부여·청양)의 국무총리 발탁을 비하하면서 지역 정치권 등 충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해온 이 의원의 총리 내정에 야당내에서도 소통의 기대감이 적지 않은 가운데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한 지역 민심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 의원은 과거 충남지사와 충남·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며 원안 사수를 위해 지사직을 내던졌던 인물이다.
이에 충청민들로부터 지역의 이익과 자존심을 대변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민들의 염원인 충청 대망론의 후보군으로도 꼽힌다. 이 가운데 야당의 대선후보였고 차기 당권주자인 문 의원의 충청권 출신 총리내정자에 대한 비하는 충격이 적잖을 전망이다.
야당의 대표주자가, 지방선거에서 야당에게 광역단체장 석권이라는 기회를 준 것을 두고 본인 스스로 “충청지역의 중요성이 정치적으로도 정말 대한민국의 중심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던 충청민의 대표격 인사를 무시한 셈이 문제인 것. 때문에 지역민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대전경제계의 한 원로인사는 “충청인 출신 총리가 잘되도록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새 총리 내정 이후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는 뒷북은 충청지역이 잘 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말과 다름 없다”며 “그동안 충청지역은 정치·경제적으로 영남권과 호남권에 밀려, 보이지 않는 홀대를 받은 만큼, 이번 충청권 총리를 통해 국가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도 “문재인 의원의 발언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총리라는 자리가 사람으로 뽑는 자리지, 출신을 보고 꼽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충청인들은 물론, 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지역대 교수 역시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이전부터 총리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지역을 고려했다기보다는 인물을 평가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충청권 출신이기 때문에 충청지역만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4개 시·도당은 이날 문 의원이 충청민을 무시하는 망발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문 후보의 눈에는 대전·충청인은 국민도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제1야당의 당대표 후보라는 사람이 당권에 눈이 뒤집혀 아직도 지역주의 망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한심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은 이해찬 의원의 발언 비교를 통해 문 의원의 정치적 책임을 요구했다.
그는 “이해찬 의원은 공식 모임에서 이완구 총리에 대해 지역 및 국가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공식화한 바 있다”며 “문 의원은 제1야당 대표 자질이 없다”고 성토했다.
야당 측마저 문 의원의 발언에 매우 부정적인 시각이다. 충청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공식적인 멘트를 자제하고, 이후 몰아닥칠 후폭풍에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문 의원은 26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해내려면 반대쪽 50%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호남 인사를 발탁했어야 한다”며 충청권 출신인 이 의원의 총리 발탁을 비하했다.
문 의원은 이어 “신임 총리 내정자는 또다시 예스맨”이라며 “국민통합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문 의원의 발언은 다음달 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영남 출신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경쟁자인 박지원 의원이 득세하고 있는 호남 민심을 얻기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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