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9년간 도에서 한 것이 없는데 일이 성사되겠습니까.”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26일 태안 주민들은 “힘 들여 화내는 것조차 아깝다”고 했다.
수년간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실망할대로 실망한 터이다.
앞서 8년여간의 싸움으로 주민들의 진을 빼 놓으면서 일의 진척도, 포기도 없는 가로림조력발전사업이나 황해경제자유구역 충남지구 해제 등 대규모 사업의 잇단 실패에서 느낀 학습효과 탓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도의 미흡한 지원을 지적했다.
업체들은 사업을 하는 목적이 지역개발이 아닌 이윤추구인데, 알아서 하라고 하면 돈을 투입할 사업자는 없다는 주장이다.
정말 안면도를 국제적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었다면, 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자를 독려하고 방향을 이끌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연속성 없는 도정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여년 전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 도지사 교체 때 마다 축소되고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이유에서다.
수장이 한 번 바뀌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덩달아 바뀌었고 소송에까지 휘말려 사업의 진척이 없었으며, 이어 공석을 거쳐 수장이 다시 바뀌니 개발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주민들이 체감한 도의 지원 실정이다.
주민들은 이번 개발 실패로 인근에 위치한 서산 대산항을 통해 앞으로 입국할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도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줄기 희망은 있다.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라면 부분적으로 조금씩 개발해 나가자는 설명이다. 소규모 부분 개발에는 국제꽃박람회를 개최한 전력이 있는 꽃지해수욕장 주변이 거론되고 있으며, 환경보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태안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정광섭 도의원은 “그동안 너무 광범위한 종합적 개발에만 매달린 데다 실질적으로 9년간 도의 지원이 없었고 사업자의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며 “계획을 전면 수정해 부분 개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안=김준환·내포=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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