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시장이 22일 정례기자브리핑에서 KTX 호남선의 서대전역 경유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성희 기자 |
KTX 호남고속철도 서대전역 경유 문제가 지역간 힘의 논리, 정치적 논리로 결정되면 국민대통합과 이용객 편의는 커녕 지역 갈등 등 후폭풍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해 기준 서대전역 KTX 호남선 승·하차 승객은 모두 707만348명으로 호남선의 30%를 점유한다. 이는 이용객의 편의와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서대전역 경유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도명식 한밭대 교수는 “서대전역에서 호남선을 이용하는 수요가 있다. 수요가 있으면 그만큼 적정배정을 하면 된다”며 “이건 교통학적인 문제지, 정치학이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걸 결정해라, 마라 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호남과 충북지역의 주장처럼 서대전역을 제외하면 시간은 단축될 수 있어도 국가균형발전과 국민대통합은 이룰 수없다.
권선택<사진> 대전시장은 22일 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시에서 서대전역 경유 열차의 적정 배정을 위해 열심히 물밑 작업을 해 왔다”며 “지역간 갈등으로 정치적 이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이 봉합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호남권, 중앙당, 지역 정치권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의 발언은 서대전역 경유 문제가 정치적인 힘에 의해 결정되면, 추후 지역 갈등이 극에 달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면 지역간 갈등은 봉합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치의 기능 중에는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이 있는데,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이러한 갈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치권이 개입하면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밖에 따질 수 없고, 주민들은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화보다는 반박과 비판, 자기 주장만 펼치게 돼 대화가 불가능해 진다고 밝혔다.
국민대통합위원회 관계자는 “국민대통합을 위해서는 우선 이해관계자들이 자기 주장만 펼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외부전문가들이 대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통해 서로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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