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아파트와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며 고층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대전중부소방서 관계자들이 동구의 한 고층아파트를 찾아 피난시설을 둘러보며 입주민에게 유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특히 대전의 경우 16층 이상 고층건물 화재진압 장비와 소방헬기가 없는 상태여서 고층아파트 화재에 대한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1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128명의 인명피해를 낸 경기도 의정부 화재사고 나흘째인 지난 13일 인접한 양주와 남양주시, 세종시 등지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세종시 나성동 8층짜리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불은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45분만에 꺼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대전과 충남, 세종시 등에 고층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08년 12월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입주한 스마트시티. 주상복합 형태로 건설된 이 아파트층 높이는 39층이나 된다.
4년 뒤에는 이보다 10층 높은 아파트가 조성됐다. 2012년 1월 대덕구 석봉동에 입주한 금강엑슬루타워 아파트는 총 2300여 세대에 50층의 높이를 자랑한다.
작년에는 도안신도시에 최하 25층에서 최고 35층 높이의 고층 아파트들이 줄줄이 올라섰다. 또 도시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세종시를 비롯해 충남 홍성·예산군의 내포신도시에도 공동주택 용지에 고층아파트들이 대규모 단지 형태로 입주했다. 고층아파트들이 유행처럼 많아진 이유는 적은 공간에 많은 세대가 살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점과 갈수록 커지는 조망권에 대한 충족 때문이다.
문제는 고층화되는 아파트 건설추세를 화재진압 장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대전은 아파트 15층 높이까지 화재진압이 가능한 사다리차 6대와 굴절차 8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6층 이상 아파트에서 불이 날 경우 사실상 화재진압에 무방비 상태다.
1대당 가격이 20억원에 달하는 고층건물용 굴절사다리차의 경우 지자체 예산으로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더군다나 대전은 소방헬기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화재 시 타 시도나 유관기관에 요청해야 하는데, 요청 후 도착까지 30분이나 걸려 초기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16층 이상 높이에 다다를 수 있는 고층건물용 화재진압장비는 없는 상태”라며 “가격이 고가여서 지자체 예산으로 구입하기는 감당하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옥상 문을 개방하는 문제도 여러 난관이 있다. 불이 날 경우 대피통로로 이용해야 하지만, 청소년 탈선 등의 문제로 대부분 열쇠를 잠가놓고 있어 대형 화재시 대책이 전무하다. 그래서 화재 감지기와 연동한 옥상 문 자동개폐장치 설치가 최선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일반 아파트들은 옥상문 개방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개방하도록 유도하거나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권고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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