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 구간 곳곳에 철거되지 않은 무허가 건축물이 방치되어 있는 가운데 14일 홍도제1지하보도 사업구간에 창고로 쓰이던 컨테이너가 흉물로 남아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이는 무허가 건축물로 적발돼도 1차 시정요구 기간(1개월), 2차 시정촉구 기간(1개월) 안에만 조치를 취하면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 등 관련법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14일 본보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발주한 경부고속철도변 정비사업 구간인 동구 정동지하차도, 홍도제1지하보도, 판암제1지하차도 등을 확인한 결과, 공사현장에서 총 4개의 무허가 건축물이 확인됐다.
정동지하차도의 경우 일반창고 용도의 컨테이너(18㎡), 조립식판넬(28㎡), 임시창고 용도의 조립식판넬(33㎡)이 불법건축물로 확인됐다.
해당 건축물은 공사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가설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건축법 20조 1항을 어겼다. 특히 정동지하차도 공사 구간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만큼 10㎡ 이상의 가설건축물은 설치할 수 없음에도 이를 초과한 건축물을 설치했다.
일반창고 용도의 불법 컨테이너(18㎡)는 시공사인 (주)현대건설의 하도급 업체들이, 또 다른 불법 건축물인 조립식패널(28㎡)과 임시창고 용도의 조립식패널(33㎡)은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협력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도제1지하보도 공사 구간에서는 일반창고용(81㎡) 컨테이너가 불법으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컨테이너는 시공사인 (주)코오롱 건설 소유로, 설치에 앞서 신고는 했지만 신고한 위치와 설치된 위치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 관계자는 “가설건축물을 설치할 때 관할 기관에 신고할 것을 우리도 하고 시공사도 교육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확인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동구 관계자는 “불법건축물은 공사현장에서도 적발되지만 대부분 일반 시민들이 모르고 설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확인된 불법건축물은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 다만 국토교통부에서도 처음부터 강력한 행정처분 보다는 시정될 수 있도록 지침을 만들었다. 현재로서는 처음부터 강력하게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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