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뛰자 한국 축구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호주와의 경기를 앞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신태용 코치와 주장 기성용, 골키퍼 김승규, 이근호, 차두리, 박주호, 김진수 등 선수들이 14일 호주 브리즈번의 페리 파크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훈련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호주가 첫 2경기를 통해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면 한국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라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남의 팀 감독이 아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 오만과 쿠웨이트를 상대로 각각 1-0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 이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공을 안정적으로 소유하면서 공을 지키는 데 급급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전진해 슈팅을 노리는 축구를 원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전력상 약체를 상대하는 경기에서만큼은 이같은 모습이 활발하게 나와야 한다. 쿠웨이트전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에는 일방적으로 밀리며 '반코트' 게임을 했다.
이제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호주 캔버라를 떠난다. 브리즈번에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만날 새로운 상대들은 이전과는 수준이 다르다.
17일 호주전은 토너먼트 대진을 좌우할 조 1위 결정전이고 이후 토너먼트에서 만날 잠재적 상대들은 이란, 일본 등 강팀들이다.
이청용은 부상 때문에 조기 귀국을 선택, 일찌감치 대회를 마쳤다.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 이동국, 김신욱, 박주영 등이 합류하지 못한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이청용이 버티는 좌우 날개가 공격의 중심을 맡았다. 여기에도 균열이 생겼다.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오르고 있는 남태희는 이청용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다만 남태희가 주전 명단에 포함될 경우 아직까지 인상깊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조커' 카드가 더 약해질 여지가 있다는 것은 불안요소다.
기성용은 굳건하다. 탈아시아급의 중앙 미드필더다. 기성용의 안정된 볼 배급이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비 안정이 필수다. 쿠웨이트전에서는 그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기성용의 발에서 공이 떠난 뒤 전방에서의 볼 처리는 아쉬움을 남길 때가 많았다.
슈틸리케호는 2경기를 통해 약점을 모두 노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실망을 느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혹독하게 선수들을 다그칠 것이다. 감독의 혹평을 들은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이다. 첫 2경기에서의 부진이 약으로 작용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나선 메이저 대회다. 우승이라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철학이 선수들과 공유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색깔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강팀들과의 예정된 대결은 좋은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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