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충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
90년대 들어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지구촌 시장은 하나로 통합되었다.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이 이루어져 1등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시장이 되었다. 컴퓨터의 발달로 한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각종 자동화 기기의 도입으로 생산성이 크게 증대되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되었다. 미국기업의 평균수명도 60년대 30년에서 최근에는 6년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로 사회 전 분야에 대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 간의 격차도 커지고 노동자간 격차도 커져서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하여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여 6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도 혁신만을 강조하고 있다. 스포츠를 중심으로 사회 전 분야에 나타난 프로정신은 사회전반에 대한 서열화를 촉진하여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의 증가로 30년 벌어서 60년을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은 보다 많은 처우개선과 복지를 요구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3D업종이라 불리는 현장 일자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정규직이나 공공부문 일자리를 찾는데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 일자리에 더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로봇이 신문기사도 쓰고 주식거래도 하고 자동차도 운전하는 시대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의 많은 일자리를 잠식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이 로봇과 경쟁하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 20년 이내에 현재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가 아무리 변한다 해도 우리는 일자리를 통해서 삶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일자리가 인간의 삶의 터전인 이상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창업이 이루어지고 세계적인 우수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 그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인 경쟁시스템 하에서 기업들은 해마다 살아남기 위해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일부 기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는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구 인구의 7%만이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삶의 만족도가 저하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지구촌 인구의 7% 이내에 있는 것이다.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하듯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라나 기업이나 사람 모두 흥망성쇠를 겪는다. 기성세대들은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미래에도 우리 대한민국은 발전해야 한다. 국민들은 좋은 일자리를 통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보다는 진취적인 일을 찾는 젊은이가 많아져야 한다. 창조적인 일에 열정을 다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보다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젊은이들의 열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물론 우리 사회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에도 정책의 중심이 주어져야 한다. 2015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구본충 충남도립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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