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 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한다고 선언한 뒤 굳은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고문의 탈당이 야권발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까.
정 고문이 제1야당의 대선후보까지 지냈고, 진보성향의 재야인사들의 모임인 국민신당에 합류할 뜻을 보임에 따라 야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어날 지 주목된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치연합에게 정 고문의 탈당이 당권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정 고문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민 끝에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모임'의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적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지향하는 합리적 진보 정치, 평화생태복지국가의 대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들을 넘어서 새로운 큰 길을 만들라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며 “이 길만이 정권교체를 위한 가장 확실한 길로,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봉사를 이 길에서 찾겠다”고도 했다.
일단, 정 고문의 탈당은 야권 인사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김성호·최규식·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의원, 최순영 전 민노당 의원 등이 신당에 합류키로 했으며, 원내대표를 지낸 천정배 전 의원도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큰 선거가 없고 당내 세력이 미미한 정 고문의 이탈에 동참할 현역 의원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나 이들의 합류에 내년 총선에서 전북 등 호남 민심이 부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신당 창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야권내에서 적지 않은 신당이 태동했고 이합집산도 이뤄졌으나,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의 부재 및 세력적 한계 등에 성공한 케이스가 전무한 이유에서다. 앞서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했던 옛 새정치연합이 옛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신당이 4월 재보궐선거에 광주 서구을 등에 적극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야권의 분화는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 고문이 참여하게 될 신당에게 4월 재보궐선거가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동영 고문의 합류로 대표할 만한 인사는 세웠지만, 신당의 성공 여부와 그 영향력은 어떤 인물이 참여하고, 어떤 목표를 보여줄 지에 달렸다”며 “전국 정당이 될 지, 호남의 한 지역 정당이 될지도 그 기준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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